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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달여건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공사대금 회수에 경고등이 켜진 사업장도 등장하는 분위기다. 원가율 상승에 더해 코로나19, 화물연대 파업,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겪은 탓에 변수는 더 커졌다. 더벨은 건설사 미청구공사 현황과 과제를 들여다본다.
삼성물산은 미청구공사에 따른 대손충당금 설정 비중이 낮은 편이다. 미청구가 발생하긴 했지만 실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 셈이다.
미청구가 발생한 사업장에선 공사비 회수가 상당수 이뤄지기도 했다. 해외 사업장도 미청구 물량이 기성 입금에 따라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삼성물산의 미청구공사는 3분기말 기준 1조4860억원대였다. 미청구 물량에서 대손충당금 340억원가량을 인식했다. 대손충당 설정률이 2%대에 불과한 셈이다.
공종별로 빌딩부문이 1조원대로 70% 이상을 차지했다. 나머지 토목부분이 24%를 차지했고 플랜트가 10%대를 보였다. 이같은 비중은 지난해에도 비슷하게 유지됐다.
건설부문 매출 10조500억원을 감안하면 매출 대비 미청구 비중은 14%대로 나타났다. 대형사 상위 5곳의 평균치인 19%보다 낮게 관리되고 있는 편이다.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하는 계약 가운데 일부 사업장은 미청구공사로 인식됐다가 최종적으로 대금을 회수하고 있다. 계열사로부터 수주한 '평택 FAB 2기 신축공사'는 지난해말 1220억원이 미청구공사로 잡혔지만 최종적으로 공사비를 회수했다.
마찬가지로 '평택 FAB 3기 신축공사' 역시 3분기말 2540억원의 미청구공사가 발생했지만 대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게 예상된다.
해외 사업장에선 미청구공사 물량이 일부 기성 입금되면서 규모를 줄여나갔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Riyadh Metro)' 사업장은 지난해말 미청구물량이 1220억원에 달했는데 3분기말 980억원으로 20%가량 줄었다. 인도 '뭄바이 다이섹(DAICEC)' 사업장에서도 미청구 물량이 같은 기간 37% 줄어든 200억원대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우량 발주처와의 거래를 통해 미청구 물량 대부분을 회수하고 있는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업의 경우 초기 도급액이 2조7550억원인데 반해 미청구물량은 극히 미미하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성공적인 계약관계가 이뤄진 덕분에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도 리야드에 활주로 6개를 갖춘 초대형 공항인 '킹살만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물산이 '리야드 메트로' 사업을 통해 세계 최대 광역철도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삼성물산은 미청구 물량에 대한 사업관리를 보수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계약단계부터 정산까지 현장을 비롯해 사업부 공사관리, 재무팀, 법무팀 등이 협업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캡티브 물량의 경우 매출발생 시점과 공사비 청구시점의 차이로 인해 미수금으로 회수되는 구조"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의 경우 발주처에서 기성을 입금해 미청구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