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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PE 애뉴얼 리포트

'맏형' IMM인베, PEF 위기에서 더욱 빛난 존재감

EMK 역대 최고 밸류로 매각 성공, 컨티뉴에이션 펀드 조성 등 도전 지속

감병근 기자  2022-12-12 15:33:16
올해는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에게는 유난히 힘든 한 해였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국내 1세대 PEF 운용사로서 ‘맏형’격인 IMM인베스트먼트는 투자금 회수(엑시트), 펀딩, 투자 등 전 분야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 매각은 딜 타이밍과 해외 원매자를 골라낸 선구안이 빛났다. 2조원 규모로 계획된 블라인드펀드 페트라 9호는 국민연금 출자사업을 시작으로 안정적으로 투자금 모집의 닻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발히 투자하면서 내년 투자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특히 국내에서 두 번째로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조성함으로써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업계 선도 하우스의 입지도 한층 다졌다는 평가다.

◇역대 폐기물 처리업체 최고 밸류…EMK 매각 성료

IMM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바이아웃 포트폴리오였던 강동냉장, EMK 매각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엑시트 관련 역량을 입증했다. 특히 EMK 매각의 경우 올해 성사된 몇 안되는 대형 엑시트 사례로 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 10월 말 싱가포르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이하 케펠인프라)에 EMK 지분 100%를 6261억원에 매각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3월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EMK 매각을 공식화한지 7개월여 만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1월 산업은행과 프로젝트펀드를 공동 조성해 EMK 지분 전량을 38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투자원금 대비 1.65배 가량의 수익을 얻었다. 이번 거래 대상에서 EMK 핵심 자회사인 신대한정유산업이 제외됐기 때문에 향후 관련 수익을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번 매각에서 순차입금을 포함한 EMK 기업가치(EV)는 7700억원으로 평가됐다. 신대한정유산업을 제외하고 EMK는 작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4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영업을 시작한 자회사인 매립업체 KD환경의 가치를 고려해도 이번 매각에서는 동종업체 최고 수준인 21배 가량의 EBITDA 멀티플이 적용된 것으로 추산된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업계 동향을 반영해 적절한 매각 시점을 골랐다는 평가다. 폐기물 처리업체는 지난해까지 M&A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매물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각 및 매립단가 인하가 장기화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분위기가 확연히 바뀌었다. EMK 역시 매각 시점이 6개월만 늦어졌더라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게다가 EMK 매각 시점은 본격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기의 초입부에 있었다. 이 때문에 달러 기반의 펀드를 운용하는 케펠인프라가 공격적인 가격으로 베팅에 나설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러한 점을 두루 고려해 케펠인프라를 EMK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올 7월 마무리된 강동냉장 엑시트도 우수한 성과를 남겼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강동냉장 지분 100%를 약 4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자산을 조정하고 관리 체계를 개선하는 기업가치 제고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강동냉장 엑시트는 크게 두 단계로 이뤄졌다. 2020년 7월 대신프라이빗에쿼티-SKS프라이빗에쿼티, 아주IB투자 등에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최종 엑시트는 올해 7월 대화제지에 경영권을 넘기며 마무리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매각으로 1000억원 가량을 회수하며 내부수익률(IRR) 40% 이상을 기록했다.

◇영역과 국경 넘나들며 이뤄진 투자...컨티뉴에이션 펀드도 도전

IMM인베스트먼트는 올해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영역에 투자를 이어갔다. 그로쓰에쿼티투자본부, 인프라투자본부가 각각 보유한 블라인드펀드 페트라 8호, 인프라 9호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올해 IMM인베스트먼트가 가장 집중한 투자처는 글로벌 영상 자막·더빙 제작업체인 아이유노(IYUNO)를 꼽을 수 있다. 아이유노는 이현무 대표가 이끌고 있지만 현재 스웨덴에 지주사를 둔 해외기업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업체들에게 수많은 언어로 자막·더빙 등을 제작해주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해 페트라 8호를 활용, 두 차례에 걸쳐 아이유노에 1700억원을 투자했다. 연초에 1400억원, 연말에 300억원을 투입, 아이유노의 신주와 구주를 취득하며 4대주주에 올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아이유노가 글로벌 1위 점유율을 기반으로 높은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로쓰에쿼티투자본부는 작년 투자를 진행했던 아랍에미리트 스마트팜 기업 퓨어하베스트에도 후속 투자를 진행, 전체 투자 규모를 850억원으로 키웠다. 이밖에 프롭테크 기업 직방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 400억원을 투입하며 페트라 8호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올해 2건의 투자가 이뤄졌다. 4월 액체화물 저장탱크업체인 SY탱크터미널 대주주 지분 51% 가량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SY탱크터미널 지분 49%를 취득한 상태였다.

7월에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업체 오케스트로 투자가 이뤄졌다. 오케스트로가 올 7월 처음으로 추진한 투자유치에 1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적용, 20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금은 전액 인프라 9호 펀드에서 충당됐다.

투자 형식 면에서는 홈퍼니싱 전문기업 오하임아이엔티에 장기 투자하기 위한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조성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2015년 말에 조성한 ‘IMM 디자인 벤처펀드’가 보유한 오하임아이엔티 지분을 올해 조성한 ‘IMM 스페셜시츄에이션 2호 PEF’로 매각하는 방식이었다.

국내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시도된 것은 올해 한앤컴퍼니가 쌍용C&E 관련 펀드를 조성한 이후 오하임아이엔티가 두 번째다. 이를 통해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도 업계 선도 하우스로써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PEF 빙하기’에도…2조 블라인드펀드 페트라 9호 결성 순항

올해 금리 인상에 따른 ‘펀딩 빙하기’를 IMM인베스트먼트도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이로 인해 SK에코플랜트의 싱가포르 전자폐기물업체 테스 인수를 지원하기 위한 투자금 모집 등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악화된 시장 대비 IMM인베스트먼트의 펀딩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올해 조성을 시작한 블라인드펀드 페트라 9호는 여러 연기금·공제회의 선택을 받으며 향후 펀딩 순항을 예고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부터 페트라 9호 조성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9680억원 규모의 페트라 8호 소진율이 높아지면서 다음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페트라 9호의 조성 목표는 2조원으로 정해졌다. 1조2000억원은 국내에서, 나머지 8000억원은 해외에서 투자금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멀티 클로징 방식으로 페트라 9호를 조성, 내년 초 정도에 1차 클로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페트라 9호 펀딩은 국민연금 정시 출자사업으로 첫 단추를 끼웠다. 국민연금은 7월 올해 정시 출자사업의 사모대체 PEF 부문 위탁운용사로 IMM인베스트먼트,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3곳을 선정했다. 총 5000억원의 국민연금 출자금 가운데 IMM인베스트먼트에게는 1780억원이 할당됐다.

페트라 9호는 이후 금융기관들로부터 출자를 받은 데 이어 11월 총회연금재단의 출자사업에서도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내년에는 상반기부터 각종 출자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페트라 8호가 26개의 기관투자자(LP)를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페트라 9호의 LP 숫자는 이를 상회할 전망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밖에 또다른 블라인드펀드인 인프라 9호의 펀딩도 진행 중이다. 올 연말까지도 지난해 6200억원 규모로 1차 클로징된 인프라 9호를 2차 클로징 하기 위한 마케팅 작업에 한창이다. 현재 상황이라면 해외 LP가 1~2곳 정도가 참여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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