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라 8호의 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페트라 8호)’는 IMM인베스트먼트 그로쓰에쿼티 투자본부가 운영하는 메자닌(Mezzanine) 블라인드펀드다. 지난해 11월 1조원에 근접하는 금액으로 최종 결성을 마치고 현재까지 8개의 기업에 투자했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글로벌 하우스로 도약하려는 IMM인베스트먼트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운용 중인 페트라 8호 펀드를 70% 가량 소진했다. 펀드 소진율이 70%에 이르면서 후속 블라인드펀드인 ‘페트라 9호’ 결성에도 이미 착수한 상황이다. 올해 국민연금, 총회연금재단 등이 페트라 9호 출자를 확약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페트라 8호 조성에 돌입한 건 2020년 상반기다. 이후 멀티 클로징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집, 펀드를 최종 결성했다. 1차 클로징은 지난해 2월 8600억원 수준에서 이뤄졌다. 최종 클로징 시기는 작년 11월로 총 9680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펀드에 모였다.
페트라 8호가 1조원에 가까운 규모로 조성되면서 IMM인베스트먼트 그로쓰에쿼티 투자본부는 ‘페트라 5호’부터 블라인드펀드 규모를 2배씩 키운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723억원 규모였던 페트라 5호 이후 페트라 6호는 2350억원, 페트라 7호는 4500억원 규모로 각각 조성됐다.
페트라 8호 출자자에 가장 먼저 이름올 올린 곳은 신한캐피탈이다. 이후 총 26곳의 기관투자자(LP)가 출자에 참여했다.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노란우산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군인공제회, 총회연금재단 등이 대표적이다.
페트라 8호는 현재까지 8곳의 기업에 투자했다. 제조업체부터 플랫폼업체를 아우르는 업종의 다양성 뿐만 아니라 해외업체 투자 비중을 높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첫 투자처는 온라인 이커머스 플랫폼 무신사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작년 3월 페트라 8호를 활용해 앞서 벤처캐피탈(VC) 펀드로 투자한 무신사에 120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무신사 외에도 위메프, 크래프톤 투자 등에서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춰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을 사용한 바 있다.
페트라 8호의 두 번째 투자 타깃은 아웃도어 용품업체 헬리녹스였다. 지난해 7월 400억원을 투자해 신주 및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헬리녹스는 이 투자금을 플래그십 스토어 개점 등 마케팅 활동에 활용해오고 있다.
이어서 2차전지 제조 및 환경사업을 영위하는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 에코프로가 투자처로 낙점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작년 7월 에코프로가 발행하는 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매입했다. 에코프로가 전기차 판매 증가에 따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올해 이뤄진 450억원 규모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투자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
가장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 곳은 보톨리늄 톡신 기업 휴젤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 4월 GS,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무바달라, 글로벌 PEF 운용사 CBC캐피탈과 컨소시엄을 이뤄 휴젤 경영권을 1조70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IMM인베스트먼트 몫의 투자금 1750억원은 페트라 8호를 통해 조달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페트라 8호를 활용해 올해 해외기업 2곳에도 투자했다. 중동 스마트팜업체 퓨어하베스트와 글로벌 동영상 더빙·자막업체 아이유노가 낙점된 투자처다. 퓨어하베스트에는 850억원, 아이유노에는 1400억원이 각각 투입됐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투자는 프롭테크 업체 직방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 참여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해 6월 직방 프리IPO 참여를 결정하고 40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금 전액은 페트라 8호를 통해 충당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페트라 9호 조성에 맞춰 페트라 8호 완전 소진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도 페트라 8호 추가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6800억원 가량의 투자가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2~3곳의 추가 투자를 통해 펀드 완전 소진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