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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권 모니터링

풀무원, '성장 둔화 생수사업' 실적 변수 외형확장 안간힘

풀무원샘물 자회사 편입 영업권 발생, 탄산수 진출 돌파구 모색

이우찬 기자  2022-12-06 13:47:19

편집자주

무형자산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순자산가치보다 웃돈을 얹어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권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추세다. 또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손상검사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권 현황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본다.
풀무원샘물이 지주회사 풀무원의 자회사가 되면서 실적 변수로 떠올랐다. 연결 회계 편입으로 풀무원 매출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영업권이 발생하면서 손상차손을 관리할 필요성이 생겼다. 풀무원샘물은 생수사업 성장성이 저하돼 외연 확장을 위한 돌파구 찾기에 나선다. 탄산수 시장 진출도 이 같은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로 분석된다.

풀무원샘물은 2003년 생수사업 부문 물적분할에 따라 설립됐다. 음료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한다. 경기 포천시 이동면에 수원지가 있다. 오랫동안 합작사로 운영됐다. 2020년까지 풀무원과 프랑스 생수기업 네슬레 워터스(Nestle' Waters)의 지분율은 각각 49%, 51%였다.

◇풀무원샘물 자회사 편입, 영업권 발생 '실적 변수'

풀무원은 2020년 11월 네슬레 워터스가 보유한 풀무원샘물 지분 51%를 360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했다. 네슬레가 보유한 지분 21%를 148억원에 매수하고 잔여 지분 30%를 212억원에 추후 인수하는 조건이었다.

지난해 2월 네슬레 워터스가 보유하던 지분 21%를 매수하며 지분율이 70%로 상승했고 풀무원샘물은 자회사가 됐다. 당시 풀무원 쪽은 풀무원샘물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종속기업으로 품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추가 지분 매입에 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풀무원샘물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면서 영업권이 발생했다. 풀무원샘물 사업부문으로 225억원이 풀무원 제무제표에 기록됐다. 풀무원 연결기준 영업권은 2020년 말 91억원에서 지난해 317억원으로 불어났다.

작년 실적은 자회사로 편입하고 받아든 첫 성적표였다. 풀무원샘물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20억원, 51억원이다. 전년대비 각각 7.6%, 54.1% 줄었다. 풀무원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PET)과 제품 운송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웃돈을 얹고 지분을 인수하는 개념인 영업권이 생기면서 향후 실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영업권은 늘어나지 않고 매출성장률 등 대내외 경제 환경 변수에 따라 줄어든다. 풀무원은 매년 영업권·상표권 손상검사를 수행한다. 손상차손이 발생하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돼 순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매출성장률 정체는 위험 요인으로 분석된다. 풀무원은 영업권을 계상하면서 풀무원샘물의 5년 매출성장률을 2.0%~2.3%, 할인율 10.2%로 측정했다. 할인율은 영업권 손상검사를 할 때 미래현금흐름을 할인하기 위해 쓰인다. 할인율이 높을수록 미래현금흐름의 가치는 줄어든다.

생수사업 영업권은 요거트 사업을 하는 풀무원다논과 비교하면 매출 증가율이 낮고 할인율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풀무원다논의 매출성장률과 할인율은 각각 8.2%~10.1%, 9.1%다. 생수가 요거트보다 향후 매출 증가의 폭은 작고 미래 창출할 수 있는 현금흐름도 작다는 의미다.

실제 생수사업은 외형 확장이 더딘 편이다. 풀무원샘물의 경우 최근 5년(2017~2021) 중 2017, 2020년만 매출이 전년대비 증가했다. 매출성장률은 각각 5.5%, 0.6%였다. 2018년과 지난해 성장률은 -2.5%, -7.6%로 역성장했다.

2012~2016년 매출성장률과 대비된다. 2012, 2013년 매출성장률은 각각 4.9%, 6.9%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외형을 키웠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10년대 후반부터 성장이 둔화된 양상으로 파악됐다.

생수시장 진입 허들은 높은 편이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샘물은 식품사업 하면서 쌓은 안전 관리 노하우가 필요하나 수원지가 확보되면 기술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며 "수익성이 좋은 시장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업계에는 삼다수, 스파클, 동원샘물, 아이시스 등 수십개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2010년 3900억원에서 지난해 1조 2000억원 규모로 3배 이상 커졌다. 풀무원샘물은 시장이 성장하면서 지배력을 키우기보다 과열 경쟁으로 점유율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탄산수 시장 진출, 외연 확장 집중

다만 차입이 지속해서 감소한 것은 손상차손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기회 요인으로 분석된다. 차입금이 줄어들면 금융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이는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상승을 줄이는 요소다. WACC는 자본 사용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최저 수익률로, 투자를 통해 얻어야 하는 최소한의 수익률과 같은 의미다.

WACC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거시경제 측면의 이자율, 법인세율과 부채 등의 자본구조가 있다. 예를 들어 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본 조달 비용을 늘린다. 금리 인상 기조인 현재 국면에서 차입금 감소는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할 수 있다.

풀무원샘물의 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54억원이다. 이자비용으로 1억 7800만원을 지급했다. 2017년보다 각각 320억원, 7억 7500만원 감소한 액수다.

최근 탄산수 사업을 장착했다. 외형 확장을 도모해 손상차손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력인 먹는 샘물에 집중하고 트렌드에 맞는 탄산수 라인업을 점차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으로 파악됐다. 탄산수 시장을 지배하는 '씨그램', '트레비', '빅토리아' 등 유력 브랜드와 경쟁에서 생존해야 하는 게 관건으로 분석된다.

풀무원 관계자는 "올해 7월 론칭한 탄산수 제품 '풀무원 브리지톡'은 출시 후 소비자 반응이 매우 좋은 편으로 시장에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향후 탄산수 라인업을 늘려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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