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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헌 부사장, 4년만에 '공모 신종자본증권' 카드 꺼냈다

해외 사업 확대에 재무부담 '가중'…2018년부터 자본성증권 일변도 '드라이브'

권순철 기자  2024-06-14 15:53:31
김종헌 풀무원 재무관리실 실장(부사장)이 2020년 이후 4년 만에 공모 신종자본증권 카드를 선택했다. 지난해 후순위 전환사채(CB)를 찍어 1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했지만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다시 공모 시장을 찾았다.

2018년 부임한 직후부터 김 CFO는 해외 비즈니스 확장에 따른 대규모 지출 소요를 해결하는 동시에 급등한 재무 부담을 해소하는 중책을 맡았다. 풀무원의 차입 규모는 매년 증가했지만 그는 자본성 증권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펀더멘탈을 방어해왔다.

◇4년 만에 꺼내든 '공모 신종자본증권'…700억원 조달 목표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내달 말 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만기는 30년으로 6.7~6.9%의 금리를 제시할 계획이다. 발행 이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도 함께 붙었다. 대표 주관 업무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단연 이목을 끄는 부분은 4년 만에 공모 방식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풀무원의 시장성 조달 이력은 2023년 사모 후순위 CB로 1000억원을 조달한 것이 전부였다. 지난해 신용등급 전망도 'BBB+,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공모 조달에 적지 않은 부담이 쌓여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공모를 택한 데에는 신종자본증권을 향한 투심이 양호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3월 BBB+급인 CJ CGV도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미매각을 기록했지만 고금리 매력에 리테일 수요가 몰리면서 목표 금액을 채웠다. 풀무원이 설정한 6%대 금리도 이와 같은 맥락의 노림수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여전히 재무 구조 개선의 필요성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풀무원의 부채비율은 230.2%였지만 지난해 300%를 돌파했다. 이에 풀무원은 지난해부터 자본성 증권 발행을 재개하며 약화된 재무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부임 직후부터 '자본성증권' 드라이브…재무 펀더멘탈 방어 '주력'

풀무원의 자금 조달을 총지휘하는 김종헌 부사장의 어깨가 무겁지만 낯설지는 않은 환경이다. 2018년 풀무원 재무관리실에 정착한 그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자금 소요를 충당하는 동시에, 불안한 재무 펀더멘탈을 방어하는 '투트랙' 접근을 취해왔다. 이를 위한 핵심적인 수단으로서 그가 주로 선택했던 것이 자본성 증권이었다.

김 CFO의 제1의 과업은 단연 대규모 투자 지출에 소요되는 자금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풀무원은 해외 식품 공장 증설을 위해 현재까지 7000억원이 넘는 자본적지출(CAPEX)를 단행했는데 동시에 차입금 의존도도 2018년 기준 30%대에서 지난해 55%까지 상승했다. 다만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열위한 재무 구조가 부각됐다.

이에 김 CFO는 자본으로 분류되는 증권을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스탠스를 이어갔다. 물론 영구채는 풀무원이 2015년부터 활용했던 조달 수단이었지만 그의 지휘 아래 운용 빈도가 증가했다. 2018년 부임 직후부터 그는 7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재무 구조 개선에 착수했다.

이와 같은 기조 아래 풀무원은 2019년 국내 최초로 공모 방식으로 후순위 영구 CB를 발행한 회사로 기록에 남았다. 2020년에도 사모,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해 93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지난해 다시 사모 후순위 CB를 발행하며 일관적인 재무 전략을 유지했다.

이번에 다시 공모 신종자본증권 카드를 택한 만큼 김 CFO로서는 '어게인 2020'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전망이다. 당시 300억원을 모집하고자 했던 풀무원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45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5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도 풀무원은 시장금리보다 높은 4.6~4.9%대 금리 메리트를 부각해 투심을 잡았다.

출처: the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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