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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분석

풀무원 '흥행'에 풀무원식품도 공모 신종자본증권 '데뷔'

풀무원㈜ 흥행에 사모에서 공모로 '전환'…투자 지출에 따른 재무 부담 '최소화' 니즈

권순철 기자  2024-10-22 15:13:04
풀무원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이 사상 첫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그동안은 사모 방식으로 장기 자금을 조달했지만 앞서 모회사 풀무원㈜이 동일한 등급을 달고 흥행을 기록했던 것이 발행을 결정한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없지만 해외 법인에 대한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은 여전해 지속적인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재무 부담이 내재하고 있어 공모 회사채보다는 영구채 카드가 더 적절한 수단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공모 신종자본증권 '데뷔전' 출격…풀무원 공모 흥행 '결정적'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내달 13일 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회사는 희망 금리 밴드를 6.00~6.20%로 계획하고 있으며 발행 후 5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다. 대표 주관 업무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풀무원식품은 거의 매년 신종자본증권을 취급하던 회사지만 이번에는 공모 방식을 택해 이목을 끌었다. 회사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6회에 걸쳐 신종자본증권을 찍었는데 모두 사모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공모 발행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다만 회사가 공모 시장에서 흥행을 이끌 만한 펀더멘탈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더벨플러스의 집계에 따르면 회사는 2013년부터 5번에 걸쳐 공모채를 찍은 바 있는데 이 가운데 미매각 이력이 2회 있다. 가장 최근인 2021년 500억원을 모집하려 했지만 수요예측에서 몰린 자금은 180억원에 그쳤다.

풀무원식품의 신종자본증권에 붙은 신용등급도 'BBB+, 부정적'에 해당해 기관들의 선호 대상으로 오르내리긴 힘들다. 사실상 리테일 투심을 노려야 하는데 회사가 제시한 희망 금리 밴드는 올해 공모 영구채 발행을 추진한 비우량 이슈어들과 비교해 높은 편이 아니다. 이자도 분기별 지급 방식을 택해 특별한 메리트를 두지 않았다.

여기에는 공모 흥행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을 공모로 발행하는 것이 처음이긴 하지만 동일한 신용등급을 갖춘 풀무원이 이미 공모로 발행한 이력이 있다"며 "발행 규모가 클수록 공모가 유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출처: 한국예탁결제원, 더벨플러스

◇해외 식품공장 증설 투자 부담…재무 부담 '최소화' 방안 강구

풀무원㈜은 앞서 7월 700억원을 모집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980억원에 해당하는 유효수요를 받아 조달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금리도 희망 밴드로 제시한 6.70%~6.90%의 하단에 맞추며 트리플 B급 신종자본증권도 공모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이러한 선례에 힘입어 풀무원식품도 풀무원㈜과 거의 똑같은 공모 구조를 짰다. 주관사도 당시 풀무원 주관사단이었던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동일하게 선임했다. 분기별 이자 지급 방식도 풀무원㈜이 공모 발행 당시 채택한 방법을 그대로 가져왔다.

물론 조달 금리가 낮아졌고 최근 발행에 나선 BBB급 이슈어들 모두가 흥행을 이어가면서 공모채를 택할 유인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투자 지출 부담이 여전해 재무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조달 수단이 더 적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되기에 이와 같은 니즈를 적절하게 충족할 수 있다.

풀무원식품은 여전히 해외 법인들에 상당 규모의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법인 8곳 중 미국 법인 그리고 일본에 소재한 아사히코가 공장 증설 및 유지 보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15년 이후 그룹 차원에서 해외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하는 투자 계획의 일환에 해당한다.

다만 수익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아 재무 부담이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다. 지난 상반기 기준 회사의 차입금 의존도는 약 45%로 완만한 증가세다. 동기간 순이익은 69억원으로 전년 동기(48억원) 대비 개선됐지만 2020년 수준(445억원)을 회복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나이스신용평가는 "해외 식품 사업의 부진한 실적이 전사 수익성 및 이익규모의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며 "사업기반 강화를 위한 투자가 지속돼 확대된 재무 부담의 단기간 내 유의적인 완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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