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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오너일가 전방위 지분매입 효과는

올해 '조석래 명예회장·이미경' 주식 늘려, '조현준·조현상' 자녀도 동참

김위수 기자  2022-10-24 15:31:28

편집자주

오너와 주주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요즘이다. 기업 총수를 회장님이라고 존칭하기보다 '형'으로 부른다. 오너의 경영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만큼 오너의 언행이 기업의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더벨이 오너 경영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조석래 명예회장을 비롯한 효성그룹 오너일가 구성원들이 전방위적인 계열사 지분매입에 나서고 있다. 효성그룹 계열사 주가가 부진한 상황인만큼 지분을 매집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쓰겠다는 신호를 주는 효과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효성 오너일가 일원들이 지분확보에 투입한 금액은 조 명예회장의 몫만 따져도 100억원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효성그룹 계열사 주가가 대주주 일가의 '오너십'을 바탕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효성 오너가 지분취득, 이전과 달라진 점

효성그룹은 오너일가의 지분매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왔다. 특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18년까지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이 기간 두 형제의 지분매입은 경영권을 이양받기에 앞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조 명예회장은 2017년 효성그룹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8년 인적분할을 통해 효성을 ㈜효성과 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효성티앤씨·효성화학 등의 계열사로 나눴다.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기 전에 충분한 지분율을 확보해놓은 셈이다.

2019년부터는 효성 4세인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자제들을 중심으로 지분 확보가 이뤄졌다. 조 회장의 자제인 조인영씨, 조인서씨, 조재현씨와 조 부회장의 자제인 조인희씨, 조수인씨, 조재하씨 등 6명이 ㈜효성의 지분을 매입했다. 효성 4세인 이들은 대부분이 10대다. 최연장자인 조인영씨가 2002년이고 조재하군이 2015년생으로 가장 어리다.

효성 4세들이 확보한 지분율은 각각 0.1%에도 미치지 않았다. 먼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으로 여겨진다. 또 매년 발생하는 배당금으로 현금을 확보해 추가적인 지분 매입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쳐졌다.

올해부터 시작된 오너가의 지분확보 '랠리'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일원들이 지분을 모으고 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의 배우자인 이미경씨, 효성 4세들이 각각 지분을 모으고 있다. ㈜효성뿐만이 아니라 계열사 전방위적으로 지분매입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2018년 인적분할 이후 오너가의 지분매입은 주로 지주사인 ㈜효성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재계에서는 이번 지분매입이 지배력 강화보다는 투자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해석한다. 효성그룹에서도 공식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매입 사실은 공시가 되는 사안인만큼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업가치 제고 효과 미미…돌파구는?

효성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아직 부진하다.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를 살펴보면 1년 전과 23~57% 구간의 하락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부진의 주요 원인은 주식시장 침체와 더불어 업황 악화다.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타계책은 경쟁력 강화라는 근본적인 접근밖에는 없는 셈이다. 부진이 단기간에 떨쳐지기는 어려운 상황인만큼 오너가의 주식 매입은 책임경영에 대한 메시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의 성장동력으로는 수소사업이 지목된다. 향후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계열사 효성화학과 효성중공업을 중심으로 수소경제에 뛰어든다. 2027년에는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연산 3만9000톤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기존 사업영역인 스판덱스, 탄소섬유, 삼불화질소(NF3) 등에 대한 투자로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효성그룹의 고배당정책도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 특성상 ㈜효성과 계열사는 높은 배당성향을 보인다. ㈜효성은 지난해 총 1294억원 규모의 배당을 집행했다. 별도 기준 배당성향이 30%에 달한다. 적자를 낸 2020년에도 995억원을 배당에 썼다. 계열사 효성티앤씨의 배당성향도 78%에 달했고 효성첨단소재도 별도 당기순이익의 28.3%를 배당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효성 등은 실적이 부진했을 때도 꾸준히 배당을 집행해왔다"며 "올해도 고배당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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