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형근 현대모비스 CFO, 미국 '슈퍼널' 이사진 합류
7월부터 이사회 합류...UAM 등 슈퍼널 사업 강화 기대감
조은아 기자 2022-08-29 16:06:42
배형근 현대모비스 부사장이 현대차그룹의 미국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법인 슈퍼널(Supernal) 이사진에 합류했다. 배 부사장은 현대모비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5년째 맡고 있는 인물이다.
현대차에서 오랜 기간 재직하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신임을 얻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슈퍼널 이사진 합류가 단순히 재무를 더 들여다보겠다는 의미 이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배 부사장이 7월부터 슈퍼널 이사회에 합류했다. 배 부사장이 현재 현대모비스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어 이사회 표결을 거쳐 겸직이 결정됐다.
슈퍼널은 현대차그룹이 2020년 미국에 세운 UAM 법인이다. UAM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PAV) 중 하나로 도심에서의 이동 효율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이동수단을 일컫는다.
당시 워싱턴DC에 슈퍼널을 설립하고 전기 수직 이착륙 장치(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연구개발을 진행했으며 2021년 법인 이름을 공개하고 공식 출범을 발표했다. 슈퍼널은 '천상의', '더할 나위 없이 우수한' 등의 뜻을 갖고 있다.
수장은 외부에서 영입된 기술 전문가인 신재원 사장이 출범 때부터 맡고 있다. 그는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으로 2019년 9월 현대차에 입사한 뒤 3년 가까이 UAM 사업을 총괄해 오고 있다.
배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오너 일가를 측근에서 보좌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CFO를 지내고 있지만 이미 슈퍼널에 현대차 출신의 CFO가 있는 만큼 배 부사장의 역할은 그 이상이라는 관측이다. 정의선 회장이 배 부사장을 통해 슈퍼널을 한층 더 챙기겠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배 부사장은 2018년 8월 현대차 기업전략실장에서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현 재경부문장)으로 발탁됐다. 정 회장이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경영 최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때다. 이러한 시기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현대모비스 CFO로 선임됐다.
당시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한 차례 무산된 뒤 현대모비스의 내부 정비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만큼 배 부사장에 대한 정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방증이다.
현대차에서 총무팀(이사, 상무), 기획실장(전무)과 기업전략실장(전무) 등을 거치면서 정의선 회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총무팀 비서로 5년 넘게 근무하며 그룹 내 주요 임원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다고 한다. 부사장 승진은 현대모비스로 옮긴 2018년 12월에 이뤄졌다. 전무로 승진한 지 3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배 부사장의 합류로 슈퍼널 위상 역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UAM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UAM 시장은 2040년까지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선보이는 게 목표다. 정 회장은 2019년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UAM이 그룹 미래의 30%를 책임질 거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슈퍼널은 유한책임회사(LLC·Limited Liability Company)이기 때문에 미국 상법상 이사진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드러난 현대차그룹 측 이사는 신 사장과 배 부사장, 그리고 현대차 출신인 CFO 정도에 그친다.
다만 이와 별개로 경영진을 살펴보면 화려한 면면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초 미국의 항공우주 관련 스타트업 '오프너'의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벤 다이어친이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했다.
그는 20여 년 동안 항공우주 관련 기술 개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인 '스페이스쉽원'(SpaceShipOne)과 개인용 전기 항공기인 '블랙플라이'(BlackFly) 등 16대의 획기적인 항공기를 개발하는 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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