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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식 NHN CFO, '자사주 8년 투자' 아쉬운 성적표

주가 하락에 3%대 수익…스톡옵션은 현 상황에서 행사 불가능

김슬기 기자  2022-07-07 08:26:09
NHN
안현식 NHN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꾸준한 자기주식 매입에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 CFO는 NHN이 옛 네이버와 분할된 후 쭉 회사의 살림살이를 맡아온 인물로 사내 입지가 탄탄하다. 올 들어 NHN은 주가 하락이 커지자 최근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안 CFO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주기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고 현재 대표이사보다 더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8년간 NHN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수익은 3% 정도밖에 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외에도 그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도 부여받았지만 현 주가 수준에서는 행사할 수 없다.

◇ 5년간 꾸준히 자사주 매입, 8년간 투자수익률 3.5%

현재 안 CFO가 보유하고 있는 NHN의 주식수는 2만주다. 지분율로 따지면 0.05%로 현 정우진 대표이사가 가진 1만526주(0.03%)보다 많다. 올 들어 그의 지분은 1만주 늘어났다. 이는 NHN이 단행한 1대 1 무상증자의 영향이다. 이 때문에 NHN의 발행주식수는 1956만여주에서 3751만여주로 늘어났다.

그는 1971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동대학원의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삼일회계법인에 입사, 공인회계사(KICPA)로 2003년 9월까지 근무했다. 2003년 10월에는 NHN(옛 네이버) 재팬(JAPAN)의 CFO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10년말까지 NHN에 있다가 2011년 교원그룹에 합류했고 신정회계법인 파트너를 거쳐 다시 NHN으로 왔다.

안 CFO는 2013년 5월 영입됐고 이후 NHN이 네이버와 NHN로 분할됐다. 그는 2013년 8월부터 분할 신설법인의 CFO를 자리를 맡았다. 그는 NHN의 등기이사로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네 차례 연장됐다. 현재 임기는 2025년 3월28일까지다. 당초 게임에 국한됐던 사업구조를 커머스, 웹툰, 음원, 클라우드 등으로 확장하는데 기여했다.
그는 NHN의 재무수장이 된 후 5년간 주식을 사들였다. 2014년 5월 1000주를 매입했고 이듬해 자금조달을 위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연도별로 따지면 2014년 1000주, 2015년 1050주, 2016년 2150주, 2017년 4900주, 2018년 900주 등 총 1만주를 5년에 걸쳐 매입했다. 해당 기간동안 주식 매입을 위해 쓰인 돈은 5억3998만원이었다.

올해는 무증 영향으로 보유 주식수가 2만주가 됐다. 1주당 매입단가는 2만6999원이다. 주식 매입 후 그는 단 한 차례도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 NHN은 설립 후 단 한 차례도 배당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유 주식에 대한 다른 수익은 없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 30일 종가는 2만7950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매입 후 8년간 투자 수익률이 3.5%로 집계된다.

◇ 행사가액보다 낮은 주가에 스톡옵션 무용지물

NHN은 2013년 네이버에서 분할된 후 주가흐름이 썩 좋지는 못했다. 분할 직후 주가는 6만원대(무증 후 기준)였지만 최근에는 2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 역시 분할 재상장 후 1조9000억원대에서 최근에는 1조원대 초반까지 낮아졌다. 그간의 주가 등락을 고려했을 때 안 CFO의 투자 수익률은 그나마 양호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투자수익만 영향을 받는게 아니다. 그는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받았다. 각각 2만5232주씩 총 5만464주를 받았다. 2017년 받은 스톡옵션의 행사기간은 2019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로 현재 행사가능하다. 2021년에 받은 스톡옵션은 2024년 이후부터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행사가격이 3만7965원으로 현 주가 수준보다 높다. 주가가 41% 상승해야 행사가격에 도달한다. 스톡옵션은 당장 임직원들의 동기부여를 할 현금성자산을 부여하지 않는 대신 향후 일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스톡옵션을 행사,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NHN의 경우에는 현 주가에서는 보상의 의미가 크지 않다.

최근 NHN은 주가 하락세를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38% 가량 떨어진 데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NHN은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9월까지 총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발표 다음날인 21일에는 주가가 10% 가량 올랐으나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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