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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

㈜두산, 고배당 투자매력 부활 가능성은

①2020년 경영위기 이후 수익기반 감소… 배당금 줄고 분기배당 사라져

강용규 기자  2022-06-17 10:41:07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은 과거 고배당과 배당 계획성을 모두 갖춘 주식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두산그룹이 경영난에 빠진 2020년 ㈜두산이 배당계획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고배당과 계획성의 매력을 모두 잃었다.

그룹이 채권단 관리를 졸업하면서 ㈜두산 주식의 배당 관련 투자매력의 회복을 향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과거와 같은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고배당주로의 복귀가 빠른 시일 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두산은 2021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주당 2000원, 우선주 주당 20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357억7200만원으로 2021년 ㈜두산의 배당은 이 결산배당뿐이었다.

㈜두산은 2020년에도 보통주 주당 2000원, 우선주 1주당 2050원의 현금을 결산배당으로 지급했다. 이 해 배당금 총액은 198억9500만원이었는데 오너 일가가 그룹 경영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배당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10여년 ㈜두산의 배당 기조를 살펴보면 별도기준 배당성향은 일정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나 배당 금액은 점차 높아져 왔다. 2010년 보통주 주당 2500원에서 2019년 보통주 주당 5200원에 이르기까지 주당 배당금이 감소한 적은 단 한 해도 없었고 우선주에는 주당 50원의 프리미엄이 적용됐다.

㈜두산은 2019년과 2018년 매 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해 주주들에 계획적 배당 실시에 따른 편의성도 제공했다. 2015~2017년에는 분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으나 그 이전에는 반기 배당을 통해 주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그러나 2020년 두산중공업의 재무위기로 촉발된 그룹 경영난이 ㈜두산 배당의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자회사 두산중공업이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을 차입하게 되면서 ㈜두산도 두산중공업의 지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두산은 주당 배당금이 보통주 기준 2000원으로 낮아지면서 한때 90%에 이르렀던 배당성향이 10% 안팎으로 낮아졌다. 분기배당도 실시하지 않게 되면서 주주 편의성도 옛말이 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앞서 2월 두산그룹은 공식적으로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했다. ㈜두산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 후공정회사 테스나(현 두산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하는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두산이 배당을 다시 확대할 여유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두산의 수익원이 경영위기 이전에 비해 크게 축소된 만큼 배당 확대를 거론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을 지원하기 위해 계열사 두산솔루스를 매각하고 두산퓨얼셀 지분 전량을 두산중공업에 양도했다. 이들로부터 나오는 배당수익은 올해부터 없다. 뿐만 아니라 자체사업 모트롤BG(유압기기사업)를 매각했고 산업차량BG를 두산밥캣에 넘겼다. 두 BG는 전자BG와 함께 두산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

이제 ㈜두산에 남은 수익원은 사실상 전자BG 뿐이다. 신사업 자회사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도 아직은 ‘기대주’일 뿐이다. 이 자회사들은 2021년 합산 순손실 332억원을 내 배당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두산은 2021년 별도기준 순이익 4108억원을 거뒀으나 이는 모트롤BG와 산업차량BG의 중단사업이익이 포함된 수치다. 존속사업의 순이익만 따지면 890억원에 불과하다. 2019년 배당금 총액인 1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두산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보통주 주당 2000원의 배당을 실시한 2020년과 2021년이 가장 적게 배당한 시기였고 경영상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했다”며 “앞으로 배당액이 최소한 이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높아질 것으로 보나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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