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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테스나·에너빌리티 실적 개선, ㈜두산 배당 기대감↑

②두산테스나 이익 증가세 지속... 두산에너빌리티 배당여력 갖춰가는 중

강용규 기자  2022-06-17 10:41:28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은 2020~2021년 그룹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배당 규모가 줄어들었다. 자체사업 중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모트롤(유압기기)BG와 산업차량BG를 잃은 만큼 당장은 배당 확대에 나설 여력이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두산이 신성장동력으로 인수한 두산테스나가 이익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핵심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도 지난해 적자탈출에 성공하는 등 배당을 위한 여력을 갖춰가고 있다. 두 회사의 배당은 ㈜두산의 미래 배당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두산, 배당금 지출 부담 이미 가볍지 않아

㈜두산은 2021년 보통주 1주당 2000원, 우선주 1주당 2050원을 배당했다. 배당금 총액은 357억7200만원, 별도기준 배당성향은 8.71%다.

㈜두산은 그룹이 채권단 관리를 받았던 2020년과 2021년 잇따라 보통주 1주당 2000원(우선주 프리미엄 50원)을 배당했다. 다만 그 이전에는 2016~2019년 4년 연속으로 보통주 1주당 5000원 이상을 배당하는 등 고배당주의 면모를 보여 왔다.

㈜두산이 당분간은 경영위기 이전 수준으로 배당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두산의 배당성향, 즉 배당금 지출 부담이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산의 별도 순이익 4108억원 중 3218억원은 ㈜두산에서 떨어져나간 모트롤BG와 산업차량BG 등 중단사업이 낸 이익이다. 계속사업이익만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두산의 별도기준 배당성향은 40.19%까지 높아진다.

㈜두산이 주당 5000원 이상을 배당했던 2016~2019년의 4년 평균 별도기준 배당성향은 35.02%다. 과거 10년(2010~2019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평균 배당성향은 40.27%다. 올해 ㈜두산의 순이익이 극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이상 지난해와 같은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배당을 실시하면 경영위기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부담을 지게 된다는 뜻이다.

다만 ㈜두산이 배당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 관계자는 “아직 미래 배당과 관련한 본격적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면서도 “최소한 지난해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거나 조금씩 확대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두산테스나, 올해부터 ㈜두산 배당재원 마련에 기여

㈜두산이 배당 규모를 줄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자체사업 수익 외에도 자회사와 투자회사 등 관계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 수익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2021년 109억1200만원의 배당금 수익을 수취해 전년보다 22% 늘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4월 인수한 반도체 테스트회사 두산테스나(옛 테스나)의 배당이 더해진다.

당장은 ㈜두산의 배당재원 마련에 두산테스나의 기여도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테스나의 2021년 배당금 총액은 27억1900만원, 배당성향은 5.8%에 그쳤다. ㈜두산의 두산테스나 지분율이 38.7%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두산이 두산테스나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 이익은 지난해 기준으로 1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친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앞으로 ㈜두산을 향한 두산테스나의 배당지원 기여도가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두산테스나는 2017년 처음 배당을 실시했는데 당시 배당금 총액은 10억100만원이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배당금 총액이 단 한 해도 줄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개별기준 순이익도 90억원에서 472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해왔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테스나는 반도체 테스트 분야에서 세계 최상위권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테스트 뒤 반도체를 조립하는 패키징 기술까지 확보해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두산에너빌리티, 배당 재개 가능성은

두산에너빌리티는 우선주 1주당 1356원을 배당했던 2018년 이후로 모든 배당이 멈췄다. 보통주 주주 대상 배당은 2016년 보통주 1주당 550원, 우선주 1주당 932원을 배당했던 것이 마지막이다. 2016~2021년 6년 동안 누적 별도기준 순손실을 3조2896억원 쌓은 만큼 배당에 나설 여력이 없었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별도기준 순이익 266억원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 말 기준 230%였던 별도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46%까지 낮아졌다. 이처럼 실적과 재무구조가 동시에 안정화하면서 일각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배당 재개를 기대하는 시선도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의 '혈'을 막던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매각됐기 때문이다.

과거 두산그룹에는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돼 있었다. 가장 밑단의 두산밥캣은 사업연도상 1기인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4977억원을 배당했으나 이 기간 두산인프라코어는 단 한 해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그룹 지배구조가 ㈜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으로 재편되면서 두산밥캣의 배당이 그대로 두산에너빌리티에 흘러들어가게 됐다. 그만큼 두산에너빌리티의 배당여력도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자회사 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채권단 관리체제를 빠르게 졸업했다”며 “가스터빈이나 SMR(소형모듈원전) 등 신사업들의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부터는 배당 재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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