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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사위' 미원상사 CFO, 강신우 상무 '연임'

세종대 교수 출신, 2019년부터 경영 참여···아내 김소영씨 '승계 과제' 떠안아

양도웅 기자  2022-05-30 16:30:23
강신우 미원상사 상무가 최근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2025년 3월까지 이사회에 참여한다. 그는 현재 경영지원실장으로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다. 생산과 연구개발 등을 제외한 경영 관련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또 다른 중요 임무 중 하나는 '승계 작업 지원'이다.

미원상사는 1959년 설립된 중견 화학사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계면활성제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자사 포함 총 5개 상장사를 거느린 미원상사그룹의 모태 회사다. 미원상사그룹의 총자산은 단순 합산 1조원을 넘어선다. 현재 김정돈 회장이 2세 경영을 이어가는 가운데 3세 경영을 위한 승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954년생인 김 회장은 슬하에 1남1녀가 있다. 장녀인 소영 씨와 태준 씨다. 1980년생인 소영 씨는 미원상사 2대주주인 미성종합물산의 최대주주이지만 그룹 내에서 별도의 직책을 갖고 있지 않다. 1983년생인 태준 씨는 미원홀딩스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로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미원에스씨와 동남합성 임원도 겸직하고 있다.

소영 씨의 남편이 강 상무다. 1976년 2월생인 그는 교수 출신 CFO다. 서울대와 미국 MIT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지만 미시간대학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뒤 일본과 한국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쳤다. 미원상사 CFO로 오기 전까지 세종대 경영학과 조교수로 약 2년간 근무했다. 세부 전공은 기업재무였다.


(출처=미원상사 사업보고서, 세종대)

2019년 불혹을 한참 넘긴 그가 대학 교수직을 던지고 처가 소유 기업에 입사한 건, 아내 소영 씨를 대신해 미원상사 경영에 참여하며 경영승계 작업에 참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상무가 미원상사로 오기 전인 2017년 5월 미원상사그룹은 미원홀딩스를 설립,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미원홀딩스를 지주사로 놓고 얽히고설킨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게 골자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3세인 소영, 태준 씨로의 경영승계 작업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단 미원홀딩스 출범 때와 비교해 현재 달라진 점은 소영 씨와 태준 씨가 직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계열사군이 명확히 구분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소영 씨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 98.7%를 보유한 미성종합물산을 통해 미원상사 지분을 8%대에서 16%대로 늘렸다. 반면 미원홀딩스 최대주주로 올라선 태준 씨는 미원홀딩스를 통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원에스씨와 동남합성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김 회장이 보유한 미원에스씨, 미원상사, 미원홀딩스, 동남합성 지분을 누구에게 얼마나 양도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 회장의 동생으로 2세 경영자 중 한 명인 김정만 회장이 보유한 미성통상 지분, 미성통상이 최대주주인 미원화학 지분 처리도 문제다.


(출처=각 사 최근 발표 사업보고서)

이러한 배경 탓에 일각에서는 계열 분리 형태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영 씨가 미원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들을 맡고, 태준 씨는 미원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들을 맡는 시나리오다. 태준 씨가 누나인 소영 씨 측의 핵심 계열사인 미원상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게 만든다.

더불어 어떤 보직도 맡지 않고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소영 씨를 대신해 남편인 강 상무가 2019년부터 CFO이자 사내이사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점도 계열분리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통상 지배구조 개편에는 대규모 자금 이동이 불가피해 CFO 역할이 중요하다. 중요한 시기, 중요한 자리에 소영 씨 남편이 앉은 것이다.

미원상사 관계자는 "강 상무가 CFO로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배구조 개편과 그의 회사 입사 배경 등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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