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대표는 카카오뱅크를 독보적인 인터넷은행으로 만들었으나 주가 부양에서는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밸류업 계획 발표 노력에도 시중은행 대비 낮은 배당주 매력에 효과는 미미했다. 카카오 그룹주에 묶여 있어 대외적 여건에 따른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주가 부진의 원인은 플랫폼으로서의 성과가 미약한 점에 있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역량을 수익화하기 위한 시도는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여신 관련 트래픽을 활용해 전 금융권을 아우르는 대출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실행 중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개인사업자대출 시장 공략도 플랫폼을 활용한 동반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년 사이 주가 22.7% 하락…밸류업 발표 효과 못봤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은 윤 대표의 재임 기간 중 유일한 오점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역대급 순이익 경신을 지속하고 있지만 주가 지표는 정체 중이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만1650원을 기록했다. 2024년 1월 2일 2만8000원 대비 1년 사이 22.7% 하락했다.
주가 부양을 위한 윤 대표의 노력이 없지 않았다. 윤 대표는 지난해 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 실행에 부응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시중은행 수준으로 자본효율성을 높여 성장 및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을 현행 20%에서 50%까지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밸류업 효과는 미미했다. 시중은행지주와 비교해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조 단위 순이익을 내는 대형은행에 비해 몸집이 작아 주주환원 규모가 작다. 배당 외 주가 부양에 직접적 효과가 있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 또한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
주가 부진의 보다 본질적인 원인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기대가 사그라든 데 있다. KB금융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던 카카오뱅크의 이례적인 상장 성공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고평가에 있었다. 그러나 이후 플랫폼 사업이 눈에 띄는 재무적 성과로 나타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의 수익 대부분이 대출을 통한 이자이익에서 발생한다.
◇금융권 아우르는 '대출 플랫폼' 구상…이자·비이자수익 확대 선순환 기대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카카오뱅크의 시도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높은 대출 트래픽을 수익화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출 비교 서비스'를 금융업 전체를 아우르는 대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를 출시해 작년 9월말 기준 47개의 제휴사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을 활용해 은행, 카드, 캐피탈 등 타 금융사의 대출을 비교하고 신청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대출 상품 라인업을 늘리고 제휴사를 7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대출 플랫폼으로서의 입지 확대가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 뿐 아니라 이자수익을 확대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월평균 101만명의 카카오뱅크 대출조회 트래픽을 잘 활용한다면 이자수익 및 수수료이익, 광고수익 등의 기반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서도 기반을 늘려가고 있다. 단순 금리 경쟁력을 활용한 대출 확대에 그치지 않고 고객군 대상 플랫폼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보증서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자산을 늘려가는 한편 맞춤형 정책자금 조회, 사업자 인증서 발급 등의 기능을 금융권 최초로 도입하며 금융 편의성을 제고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개인사업자뱅킹 사업자수는 100만 고객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