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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덩치 커진 조선호텔앤리조트, 재무통 이사진 '눈길'

레저사업 인수로 연간 1000억 외형 커져, 시너지 창출 '집중'

변세영 기자  2025-01-08 18:03:40
조선호텔앤리조트 이사회 멤버가 대거 교체됐다. 사내이사와 감사를 비롯해 대표이사까지 모두 ‘재무통’으로 교체되며 변화를 맞은 모습이다. 지난해 신세계건설로부터 레저사업을 인수하며 덩치가 커진 만큼 올해 새로운 진용을 바탕으로 회사의 2막을 준비하고 내실화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 이사회는 정용진 회장의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을 제외하고 사내이사가 전부 ‘재무통’으로 교체됐다. 우선 지난해 연말 이뤄진 2025 정기인사를 기점으로 대표이사가 바뀐 게 시작이다.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 겸 레저사업본부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전 대표는 신세계프라퍼피 지원담당 상무, 신세계그룹 전략실 재무팀장 등을 두루 거친 그룹 재무통이다. 직전에는 이마트 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한채양 대표와 함께 이마트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사내이사 중축인 지원담당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기존 지원담당이던 임영준 전무가 퇴임한 동시에 2025 정기인사와 함께 이마트 한병직 부장이 담당으로 승진하면서 조선호텔앤리조트 지원담당으로 계열사 이동했다. 신세계그룹에서 ‘지원담당’은 인사와 총무를 비롯해 재무 등 사업지원을 총괄하는 직무다. 지원담당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는 구조다.

신세계그룹에서 담당은 ‘이사’ 급이다. 담당→상무보→상무로 승진 계단을 밟는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지원담당 직급이 기존 전무급에서 담당급으로 격하되면서 다소 힘이 빠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표이사로 재무통이 부임하며 어느 정도 상쇄가 됐다는 평가다.

감사도 바뀌었다. 2021년부터 조선호텔앤리조트 감사직은 이마트 CFO인 장규영 상무가 맡아왔지만, 정기인사로 퇴임하면서 경리팀에서 결산업무를 수행하던 박성일 파트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사회에 ‘재무통’ 색채가 짙어지면서 올해 내실화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신세계건설로부터 레저사업을 2077억원 양수하며 새로운 2막을 맞았다. 조선호텔은 호텔 외에 △경기 여주시 자유CC(18홀) △경기 여주시 트리니티클럽(18홀) △아쿠아필드(하남·고양·안성 스타필드 내 3곳) △조경사업 등을 영위하게 됐다.

레저사업 편입 효과로 외형이 상당 부분 커지게 됐다. 3분기 누적 조선호텔앤리조트 매출액은 4666억원으로 전년(4046억원)대비 15.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7억원으로 전년(273억원)대비 16% 증가했다. 레저부문은 2024년 7월부터 조선호텔 연결 실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는데 연간으로 보면 1000억원 수준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사업양수 과정에서 타격을 입은 재무건전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직 2024년 결산 재무제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레저사업 인수와 관련해 이마트로부터 1000억원 유상증자를 받았음에도 나머지 금액을 조달하기 위해 순차입금 지표가 다소 높아진 상태로 추산된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지난해 레저사업 인수하고 올해 같은 회사로 시작하는 첫해를 맞이했다”라면서 “향후 사업 영역 간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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