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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 조선호텔앤리조트, '재무통' 한채양 리더십 통했다

2018년부터 적자 지속, 내실화·토지재평가로 '수익성·건전성' 확보

변세영 기자  2022-12-07 14:11:18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코로나19 팬데믹 터널을 뚫고 5년 만에 흑자전환을 눈앞에 뒀다. 재무통인 한채양 대표는 인력 효율화 등으로 경영 내실화를 꾀하고 신규 리테일 사업을 강화해 호텔의 수익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3399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2075억원, 영업손실 456억원과 비교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올해 연간 흑자 가능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통상 4분기는 크리스마스와 연말행사로 호텔업계가 성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호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2017년 이후로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18년 1917억원, 2019년 2089억원에 이어 2020년 149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76억원, 124억원, 706억원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대외적으로 코로나19가 완화되고 내부적으로 운영 효율화가 맞물리면서 실적 반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신세계그룹 CFO 출신 한 대표의 역할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01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한 한 대표는 약 20여 년간 그룹 전반에서 재무 업무를 담당한 재무통이다. 2010년~2015년, 2017년~2019년에 걸쳐 신세계그룹 총괄 CFO를 역임했다. 이후 한 대표는 2020년 3월 이용호 전 대표 바통을 이어받아 신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로 왔다. 그가 취임한 당시 조선호텔은 만성 적자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소방수로 급파된 한 대표는 인력 효율화 등을 단행하면서 내실화에 힘썼다. 조선호텔앤리조트 판관비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전년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직원급여는 2020년 181억원에서 2021년 190억원으로 증가 폭이 5%에 그쳤다. 인건비 효율화 등에 힘입어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율은 2020년 35%에서 지난해 20%로 낮아지고 수익성이 개선됐다.


무엇보다 토지재평가를 단행하면서 재무건전성을 개선시킨 점도 성과로 꼽힌다. 2020년 한 대표는 법인 토지재평가를 통해 재평가잉여금 4182억원을 인식했다. 재평가로 자산의 장부금액이 증가한 경우 그 증가액은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된다. 여기에 이연법인세를 차감하면 재평가잉여금 항목으로 자본에 가산돼 건전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토지재평가를 통해 조선호텔앤리조트 자본총계는 2019년 777억원에서 2020년 582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부채비율도 548.6%에서 160.8%로 개선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리테일 등 사업 다각화와 신규호텔 안정화를 통해 실적 개선 고삐를 당긴다는 방침이다. 조선호텔은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개 임차호텔을 신규로 오픈했다. 엔데믹 이후 호텔업 규모의 경제를 준비하는 차원에서다. 여기에 호텔 중식당에서 판매하는 메뉴를 밀키트로 출시하거나 호텔 침구를 선보이는 등 리테일 사업을 확장하며 수익구조 다각화에 몰두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해외 입국객이 늘면서 객실 점유율이 증가했고 HMR과 침구 등 리테일 사업을 잘 다져놓아 실적이 좋아진 부분이 있다"면서 "향후 신규 오픈 호텔 안정화와 리테일 브랜드 포지녀싱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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