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2021년부터 연간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을 최대 30%까지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펴고도 현금 보유량이 늘었다. 주주 환원액 대부분을 기존에 취득한 자사주 소각으로 채워 실제 현금 유출 부담은 적었다. 올해 지분 투자를 대폭 줄여 현금성자산이 1조7000억원대로 늘었다.
카카오는 지난 9월 말 별도 기준(이하 동일)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전년 말보다 19% 증가한 1조7408억원이다. 2015년 '다음카카오'에서 '카카오'로 사명을 바꾼 뒤 최대 수치다. 2015년 말 현금성 자산은 5526억원이었다.
카카오는 2021년 말에도 현금성 자산이 1조7341억원까지 늘었다. 2019년 말 현금성 자산은 6627억원이었다. 2020~2021년 FCF 창출을 지속하면서 교환사채(EB) 발행 등으로 차입금을 늘려 유동성이 쌓였다. 2021년 4562억원 규모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를 합병한 효과도 있었다.
카카오는 2022년 2월 배당 증액 등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약 100억원 규모 현금을 배당했다. 그러다 2021년 사업연도부터 3년 동안 연간 별도 FCF 15~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잡았다. 연간 FCF 5% 이상은 배당으로 지급하고 10~25% 이상은 자사주 취득·소각을 실시하기로 했다.
FCF는 자체 산출한 값을 따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선수금, 미지급금)과 자본적 지출(CAPEX)을 차감해 구했다.
2022년 말 카카오 현금성 자산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1조4598억원이다. 그 해 FCF(4880억원)는 종속·관계기업 지분 투자(3415억원), 차입금 상환(3854억원)에 대응하기 부족했다. 기존 유동성으로 자금 소요를 충당했다.
2021년 사업연도 배당금도 2022년 현금흐름에서 빠져나갔다. 카카오는 2021년 FCF(4600억원)의 5%인 230억원을 지급했다. 나머지 주주환원은 현금 유출이 없는 자사주 소각(3000억원)으로 채웠다. 카카오는 2022년 5월 자사주 323만9741주를 소각했다. 2018년 9월 자회사 카카오엠 합병 과정에서 늘어난 자사주 중 일부다.
지난해 말 카카오 현금성 자산은 전년 수준인 1조4609억원이었다. 그 해 FCF(4477억원)와 차입금 순증액(2197억원), 금융자산 처분액(2342억원) 등으로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등 지분 투자(9714억원)를 집행했다.
2022년 사업연도 배당금은 지난해 현금흐름 차감 요소다. 카카오는 2022년 FCF(4880억원) 5%인 262억원을 배당금으로 풀었다. 나머지 주주 환원액은 FCF 25%(1220억원) 상당은 기존에 보유 중이던 자사주를 소각해 현금 유출 없이 맞췄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자사주 189만7441주를 소각했다. 과거 카카오엠과 합병할 때 발생한 자사주다.
지난해 사업연도 배당금은 올해 현금흐름에서 빠져나갔다. 지난해 FCF(4477억원)의 6%인 267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마찬가지로 FCF의 25%(1119억원)는 카카오M 합병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 소각으로 채워 현금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지난 5월 자사주 196만6496주를 소각했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향후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FCF 계산식을 일부 바꿨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차감 항목에 '리스부채 상환액'을 추가했다. 차감 항목을 늘린 대신 FCF 대비 주주환원 비율 상·하한은 기존보다 5%포인트씩 상향했다. 연간 조정 FCF 20~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설정했다.
카카오는 여전히 자사주 465만3410주를 보유 중이다. 자사주 추가 취득 없이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 소각을 지속하면 현금 유출을 동반한 주주 환원 규모는 현금배당 기준인 조정 FCF의 7% 이상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