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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자산 2조 미만 신세계인터, 소위원회 선제 설치 '강점'

255점 만점 중 144점, 고른 육각형 발목 잡은 '경영성과'

홍다원 기자  2024-12-13 14:46:4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신세계그룹에서 패션과 화장품 사업을 이끌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사회 내에서 소위원회의 다양성을 갖춘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자산 총액 2조원 이하로 상법상 의무가 없지만 총 5개의 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경영성과 부문에서 발목을 잡아 고른 육각형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배당수익률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소비 불황과 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가 직진출로 전환하는 등 실적에 타격을 입으면서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에서 기본 점수인 1점을 받았다.

◇상법상 의무 없지만 이사회 내 '5개' 소위원회 운영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55점 만점에 144점을 받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사회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참여도'다. 5점 만점에 4.0점을 받았다. 이사회 정기 회의 개최 횟수가 연간 12회 이상으로 매달 적극적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출석률도 90% 이상에 달한다.

특히 다양한 소위원회를 갖춰 기타 위원회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사회 내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보상위원회로 총 5개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법인에 해당하지 않지만 선제적으로 이사회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다수의 위원회를 꾸렸다.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별도 기준 자산 총계는 1조1487억원이다. 2조원에는 못 미치고 있지만 신세계그룹의 전반적인 이사회 구성 기조에 따라 효율적인 운영과 선진적인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공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위원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각 위원회와 관련된 지식을 보유한 이사들로 구성원으로 갖췄다. 감사위원회는 지배주주 등에 의한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꾸렸다. 감사위원장인 박만성 사외이사는 법무법인 율촌 고문, 메리츠캐피탈 사외이사와 함께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배당수익률 고득점…매출·영업이익성장률 '최하점'

가장 아쉬운 항목으로 꼽히는 것은 '경영성과'다. 5점 만점에 평균 1.7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과 부채비율 항목을 제외하면 모두 기본 점수인 1점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배당수익률은 2.19%를 기록해 KRX300 기업 평균치(1.42%)를 넘기면서 5점 만점을 받았다.

주가 부문에서도 다소 미흡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2019년 33만원(액면분할 전)으로 정점을 찍으면서 패션뷰티업계 대표주로 자리매김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 모두 각각 -24.54%, -22.9%를 기록했다.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등 실적 부문에서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셀린느 등 럭셔리 브랜드 이탈과 경기 불항 여파 등으로 외형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이에 매출성장률은 마이너스(-) 12.84%, 영업이익성장률은 -57.72%를 각각 기록해 KRX300 기업 평균치를 밑돌았다.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부진했던 실적을 반등시키기 위해 자체 화장품 브랜드 강화 및 매장 리뉴얼 등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화장품 영역을 확대하고 신규 패션 브랜드 입점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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