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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국내 2호 저비용 항공사(LCC)로 출범한 진에어는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2017년 LCC 업계 중 최초로 사외이사 제도를 선임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별도 기준 자산 총계가 2조원 이하로 상법상 의무가 없지만 다수의 소위원회를 꾸려 거버넌스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사들의 회의 참석률이 높아 적극성이 돋보이지만 평가 프로세스가 부재한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도 아직 부족한 편이다. 이사회가 선진화된 육각형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높은 참여도를 바탕으로 구성과 평가 프로세스, 견제 기능 등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로 보인다.
◇참여도 항목 3.9점 '최상', 정보접근성도 '준수'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진에어는 255점 만점에 156점을 받았다.
진에어는 이사회 평가 항목 중 참여도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균 5점 만 점에 3.9점이다. 2023년 기준 진에어의 이사회 정기 회의 개최 수는 연간 4~6회, 감사위원회 회의도 5~6회로 많지 않은 편이다. 이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사외이사 후보 풀(pool)이 적절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소위원회의 회의는 적절하게 열리는 편이었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는 5개다. 9월 말 별도 기준 진에어의 자산 총계는 1조792억원 수준으로 상법상 의무(별도 2조원)가 없지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뿐 아니라 ESG위원회, 보상위원회, 안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안전위원회는 항공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내이사가 참여하고 있지만 이 외의 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5개의 소위원회 회의는 연간 9회 이상 개최되는 등 활발하게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회의 안건을 평균 7일전에 공지하고 있으며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회의 출석률도 90%가 넘는다.
개별 이사회 활동 내역 등이 공시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도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5점 만점에 3.3점을 획득했다. 다만 주주환원책을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시하지 않는 점 등이 평균 점수를 낮췄다.
◇사외이사만 참여 회의 '無', 최고 경영자 승계정책 '검토중' 진에어가 이사회 평가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은 항목은 '평가개선 프로세스'다. 이사회에서 구성원들의 평가를 수행하지 않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별도의 사외이사 평가가 없기 때문에 재선임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재임 시 사외이사 활동을 평가하고 자격 요건을 확인하고 있다.
견제 기능도 미흡한 편이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없고 이사회에서 최고 경영자 승계 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관련 항목에서 최하위 점수인 1점을 받았다.
진에어는 명시적인 승계 정책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최고경영자가 갖추어야 하는 경영능력 평가를 위해 임원성과표를 기반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역량 있는 최고경영자 선발을 위해 당사뿐만 아니라 그룹사 내 후보군을 구성하고 있다. 해당 후보자들의 업무뿐만 아니라 전문성과 리더십, 윤리규범 준수 등을 검토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 4월 사내 임원들 대상으로 '리더십 포럼'을 개최했다. 리더십 교육과 전사 과제 공유 등 효율적인 회사 경영과 리딩 방안을 논의하는 교육을 진행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진에어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내부적으로 승계 관련해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지만 향후 최고 경영자승계정책 마련안을 검토할 예정이다"며 "이와 별도로 최고 경영자를 위한 교육은 좀 더 체계적으로 다양화하여 운영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