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4 이사회 평가

쿠쿠홈시스, 사외이사 관리 '저조' 경영성과 '최고점'

사외이사 전문가 포진, 참석율 저조 '문제'

노윤주 기자  2024-12-09 09:15:5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대중에게 친숙한 브랜드 '쿠쿠', 쿠쿠홈시스는 쿠쿠전자 가전 렌탈을 주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비데,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생활가전이 주력 상품이다. 모회사인 쿠쿠홀딩스와 함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2024 이사회 평가에서 쿠쿠홈시스는 경영성과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매출성장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친 배당성향을 보여주고 있고 영업이익 성장률도 나쁘지 않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사진 평가 체계를 판단하는 평가개선 프로세스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주가 낮지만 재무건전성 양호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했다.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쿠쿠홈시스는 255점 만점에 140점을 받았다.

지표 만점을 5점 만점으로 환산한 육각형 차트도 그렸다. 그 결과 경영성과가 3.5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3.3점을 받은 견제기능이었다. 정보접근성이 2.8점으로 뒤를 이었다. 구성과 참여도는 각각 2.4점과 2.6점을 받았다. 평가개선프로세스는 1.7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영성과 항목에서 쿠쿠홈시스는 55점 만점에 총점 39점을 획득했다. 11개 항목 중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 매출성장률 4개 항목에서는 1점을 받았다. 주가 관련 항목에서는 약한 모습이었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항목에서는 모두 5점을 받았다.

쿠쿠홈시스의 배당 수익률은 3.73%였다. 2023년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 평균치인 1.42%보다 2%p 이상 높다. 영업이익 성장률도 20.78%를 기록했다. KRX300 평균치가 -2.42%인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성적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도 각 14.32%, 11.26%를 기록했다.

경영성과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견제기능에서는 총점 45점 만점에 30점을 기록했다. 부적격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이 잘 마련돼 있었고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특수관계자를 통제하고 있었다.

감사위원회 구성도 적절했다. 3명 이상,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전문성도 높았다. 위원장을 맡은 이성호 이사는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다. 회계 또는 재무 관련 분야 교수로 5년 이상 근무한 2호 유형 전문가다. 김상희 이사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1호 유형 전문가다.

견제기능 부분 중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총주주수익률(TSR) 연동 보수 지급'이었다. 성과에 따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스톡옵션 등을 지급하는지를 따져보는 항목인데 쿠쿠홈시스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어 1점을 받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도 공개되지 않아 1점, 경영진 없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열리지 않아 또 1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 지원·교육 미흡, ESG 점수도 낮아

가장 낮은 평균 점수를 기록한 평가개선 프로세스에서는 총점 35점 중 12점을 받는 데 그쳤다. 이사회 구성원의 사회적 물의, 사법이슈 연루 사례가 없어 이 항목에서는 5점을 받았지만 나머지는 1 혹은 2점이었다.

이사회가 외부 ESG 평가기관으로부터 D등급을 받아 2점을 획득했고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아 1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평가도 하지 않기에 이사회 평가결과 공개 여부, 평가 결과 재선임 반영 등 항목도 자연스럽게 최저점을 받았다.

참여도 항목은 총점 40점 중 19점을 받았다. 평균 2.4점이다.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이 중 이사회 개최 회수를 묻는 항목에서만 5점을 받았다. 2023년 20회로 최고점 기준을 넘겼다. 하지만 사외이사 후보 풀(pool) 관리를 연간 1회밖에 열지 않아 3점을 받았고, 감사위원회도 두차례밖에 열리지 않아 1점에 그쳤다.

대다수 이사회 구성원이 출석률 100%를 기록하면서 성실하게 이사회에 참여했지만 김상희 사외이사의 출석률이 37%에 불과해 평균점수를 깎았다. 이에 평균점이 90%를 넘지 못하면서 4점을 획득했다.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서포트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쿠홈시스는 사외이사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들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교육도 당연히 없었다. 사측은 모든 사외이사가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감사위원회 지원은 경영지원팀, 전략기획팀이 담당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지원 조직이 존재하긴 하지만 교육을 진행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감사위원회 지원조직 교육을 보는 항목에서도 최저점을 받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