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이 매출 확대를 이뤘지만 수익성은 축소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장 가동률 하락, 매출 채권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 역시 상위권 제약사들 중 최하위 수준이다.
올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신규 계열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광동헬스바이오와 프리시젼바이오 등 비제약 계열사들의 흑자 전환 여부가 광동제약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익성 축소 배경, 원자재 폭등 및 공장 가동률 하락 광동제약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1조24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1조1301억원 대비 10.6% 증가한 수치다. 면역 주사제 가디실의 매출이 410억원에서 858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쌍화탕류 한방감기약도 90억원에서 134억원으로 48.2% 늘어났다.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삼다수 매출도 2388억원에서 2444억원으로 2.3% 늘어나며 매출 효자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매출 증대에도 영업이익은 전년도 388억원에서 234억원으로 39.6%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기간 333억원에서 290억원으로 4.3% 감소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은 1.88%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3.43% 대비 1.5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3분기 매출 상위 10개 주요 제약사 중 가장 낮은 수치이다. 그 다음으로 낮은 GC녹십자 3.41%와도 1.53%포인트 차이가 난다.
분기별로 봐도 광동제약의 수익성 지표는 지속 악화하고 있다. 1분기 4.13%였던 영업이익률은 2분기 1.2%로 2.93%포인트 낮아졌으며 3분기에는 0.3%로 0.9%포인트 더 축소됐다.
매출원가율이 1분기 80.6%에서 2분기 81.8%, 3분기 83.1%로 상승한 게 눈에 띈다. 3분기 누적 매출원가는 1조232억원으로 작년 동기 9023억원 대비 13.4%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인 10.6%를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원가가 늘어난 데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다. 우선 주요 제품 우황청심원의 원재료인 우황 가격의 급상승이 매출원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3분기 누적 청심원류 제품 매출은 431억원으로 작년 537억원 대비 19.6%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의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황의 주요 수입 지역은 카자흐스탄과 브라질 등이다. 작년 1㎏ 당 1억5460만원하던 가격이 올해 3분기 2억5585억원으로 65.5% 상승했다.
매출원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공장 가동률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광동제약의 전체 공장 가동률은 95%로 작년 동기 124% 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이 역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일부 품목 생산 중단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인해 재고자산 폐기 손실 역시 27억원에서 4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매출 채권 관리에도 어려움을 격는 모습이다. 3분기 말 기준 광동제약의 매출채권은 3247억원으로 작년 3분기 말 2984억원 대비 8.8%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매출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도 3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늘어나며 비용이 증가했다.
◇반려동물·건기식·체외진단 등으로 체질 개선 노력…수익기여 '아직' 광동제약 역시 수익성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특히 작년과 올해 비제약 계열사들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단행하며 수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작년 초 반려동물 헬스케어 관련 기업 비엠스테이지와 씨티바이오의 지분을 각각 17%, 32%씩 사들였고 작년 말에도 건강기능식품 업체 비엘헬스케어(현 광동헬스바이오)도 인수했다.
올해 4월에는 사업이 중첩되는 KD헬스바이오를 청산하며 광동헬스바이오 위주의 건기식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가장 최근인 올해 10월에는 체외진단 전문기업 프리시젼바이오의 지분 29.4% 인수를 마무리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다만 이들 계열사들이 광동제약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광동헬스바이오의 경우 3분기 494억원 매출에도 불구하고 1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분기보고서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프리시젼바이오 역시 3분기 140억원의 매출에도 57억원 순손실을 시현했다.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되는 씨티바이오와 비엠스테이지도 각각 4억원과 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광동제약의 지분법 손익은 작년 3분기 1억원 순익에서 올해 3분기 2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