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성 CJ제일제당 재경실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기 자금을 관리하며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CJ제일제당은 조 단위 매물로 꼽히는 바이오 부문 매각을 검토 중이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글로벌 식품 기업을 인수하기 전 CJ헬스케어를 매각해 인수대금 조달 부담을 줄였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임원 인사에서 천 실장을 유임했다. 천 실장은 올해 초부터 재경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까지 재무운영실과 재무전략실로 나뉘었던 조직을 재경실로 통합하고 재무운영실장이었던 천 실장에게 재경실장을 맡겼다. 재무전략실장이었던 강경석 경영리더는 M&A(인수·합병)실장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천 실장은 2020년부터 CJ제일제당 재무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바이오 사업 매각 등 포트폴리오 재편기에 CJ제일제당 재무구조를 관리해야 한다. CJ제일제당은 시황 변동성이 크고,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한 바이오 사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올 3분기 연결 기준(이하 동일) 누적 매출 3조1474억원, 영업이익 2667억원 거둔 사업 부문이다.
바이오 부문은 식품첨가제(MSG, 핵산 등)와 라이신(주로 양돈용사료 첨가제), 메치오닌(주로 양계용사료 첨가제), 트립토판(Tryptophan) 등 필수 아미노산을 생산한다. 올 3분기 CJ제일제당 전사 매출(21조8689억원) 중 14%, 영업이익(1조1757억원) 중 23%를 차지한다. 최근 5년 평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6890억원이다. EBITDA 10배가량을 몸값으로 추산하면 6조원대 매물이다.
과거 CJ제일제당 M&A 사례를 비춰보면 바이오 사업 매각 대금은 식품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 재원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CJ제일제당은 2018~2019년 굵직한 M&A로 식품과 바이오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조정했다. 물류 부문은 종속기업 CJ대한통운이 영위한다.
CJ제일제당은 2017년부터 사업 재편을 추진했다. 그해 제약 사업을 영위하던 종속기업 CJ헬스케어 지분 전량(100%)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이듬해 4월 매각 철자 마무리해 1조3100억원을 쥐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쓸 투자 재원이었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식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매물을 봐뒀다. 2018년 7월 미국 냉동식품 가공 업체 슈완스 컴퍼니 인수 절차에 들어갔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2월 슈완스 컴퍼니 지분 70%을 2조2274억원에 인수했다. CJ제일제당이 별도 기준으로 집행한 인수대금 1조3000억원 중 5000억원은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했다.
천 실장은 2020년 5월 CJ제일제당에 '재무 운영 경쟁력 강화 TF장(상무)'으로 합류했다. CJ제일제당에 입사하기 전에는 국세청 간부였다. 천 실장은 전주 전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9회에 합격해 고향인 전주세무서에서 총무과장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국세청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행정사무관 시절인 2009년 국세청 청장실로 이동해 그해 10월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2010년에는 순천세무서장으로 취임했다. 2011년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리과장, 2013년에는 국세청 통계기획담당관으로 옮겼다. 2014년에는 헌법재판소로 파견을 가기도 했다. 2015년 국세청 기획재정담당관으로 복귀해 이듬해 사직서를 냈다. 이후 김앤장세무법인에서 일했다.
CJ제일제당 재무운영실장을 맡은 건 2021년이다. 국세청 출신인 천 실장은 재무운영실장으로 내부 회계 관리 제도 운영을 총괄하고, 메릴린치증권 출신인 강 실장은 재무전략실장으로 자금·M&A 기획·운영을 담당하는 투 톱 체제였다.
천 실장은 CJ제일제당 M&A 실탄을 관리하며 재무구조 개선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 CJ제일제당은 잉여현금흐름(FCF)를 창출하며 2022년 늘어난 차입금을 줄여가고 있다. 2021년 말 6조7868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이듬해 말 7조573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3분기 말 순차입금은 7조3874억원이다. 2022년 말 160%였던 부채비율은 지난 3분기 말 141%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33%에서 31%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