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그룹은 이준호 명예회장이 1982년 설립한 이후 약 30년만인 2013년 지주회사 덕산홀딩스를 설립하며 계열분리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계열분리 작업을 지속해 현재는 장남인 이수훈 회장이 이끄는 덕산홀딩스와 차남인 이수완 회장이 이끄는 덕산그룹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이수완 회장이 이끄는 덕산산업 계열사는 지주사인 덕산산업을 중심으로 덕산테코피아와 덕산일렉테라, 덕산퓨쳐셀 등이 있다. 이 회장은 계열 분리 이후 덕산산업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계열사 장악력을 키웠다.
◇이수완 회장, 지주사 사내이사 및 주요 계열사 3곳 대표이사 겸직 이수완 회장은 덕산산업 주요 계열사들 이사회에 모두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주사 역할을 하는 덕산산업을 제외하고는 상장사인 덕산테코피아를 비롯해 비상장사인 덕산일렉테라, 덕산퓨처셀에서 모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덕산산업 주요 계열사는 덕산테코피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상장사다. 이때문에 대부분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만 이사회가 운영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덕산테코피아만 사외이사 1명을 선임해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덕산산업은 이수완 회장이 이끌고 있는 덕산산업 계열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덕산테코피아 지분 42.61%, 덕산퓨처셀 지분 83.02%, 덕산일렉테라 지분 52.77%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덕산산업은 중요성이 큰 탓에 이사회도 오너가가 장악한 모양새다. 덕산산업 등기임원으로는 총 5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이 중 덕산그룹 오너일가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수완 덕산산업 회장을 비롯해 창업주인 이준호 명예회장과 이 명예회장의 부인인 고영희씨가 등재돼있다. 형인 이수훈 덕산홀딩스 회장도 사내이사로 한때는 이름을 올리고 있었으나 2022년 자리를 내려놨다. 이수완 회장은 2020년부터 덕산산업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2022년 한때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줄곧 사내이사로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성래 대표는 올해 초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박 대표는 덕산산업에 오래 몸담은 임직원으로 파악된다. 덕산산업 관계자는 “대표이사 변경 이유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수완 회장·김병기 부사장·김춘호 상무, 주요 계열사 ‘3인 체제’ 구축 이수완 회장 이외에도 임원들의 주요 계열사 겸직 사례도 찾아볼 수 있었다. 김병기 덕산테코피아 부사장과 김춘호 상무다.
김춘호 상무는 이수완 대표와 함께 그룹의 주요 계열사 4곳의 사내이사로 모두 참여하고 있다. 덕산산업에도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김 상무는 덕산그룹의 ‘재무통’이다. 그는 앞서 덕산홀딩스의 재무관리를 맡기도 했다. 계열분리 이후 덕산산업 계열의 전반적인 재무관리를 위해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병기 부사장도 덕산테코피아, 덕산일렉테라, 덕산퓨처셀 등 3곳의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출신으로 전자부품제조업체인 덕산유엠티 마케팅팀장으로 재직했다. 덕산테코피아가 덕산유엠티를 흡수합병하면서 현재는 덕산테코피아에서 반도체부문 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이수완 회장과 김병기 부사장, 김춘호 상무 등 ‘3인 체제’가 구축된 건 약 4년 전부터다. 덕산산업을 제외하고 덕산테코피아는 2019년에, 덕산퓨처셀은 2020년, 덕산일렉테라는 2021년에 3인 체제를 구성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유일한 상장사인 덕산테코피아는 2019년 1월 임시주총에서 이준호 명예회장과 이수훈 덕산홀딩스 회장이 이사회에서 떠나고 김병기, 김준호 사내이사가 선임되면서 이 같은 구조가 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