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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오너 전면 등장 '덕산테코피아, 회의 개최 활발

그룹 오너 이수완 대표 이사회의장 '겸직', 지표 전반 '아쉬움'

이우찬 기자  2024-11-13 16:29:1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덕산테코피아 이사회는 지난해 15차례 회의를 개최되며 활발하게 운영됐다. 경영진의 이사회 참석률도 우수한 편이었다.

'참여도' 지표는 전반적인 항목 가운데 선전했지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은 탓에 높은 점수를 받진 못했다. 나머지 지표도 다소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연간 15회 개최, 일부 지표 개선 불가피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진행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덕산테코피아는 255점 만점에 78점을 받았다.

덕산테코피아는 8개 항목으로 구성된 '참여도' 지표에서 5점 만점에 2.0의 평점을 받았다. 6개 공통 지표 중 유일하게 2점대 평점이었다. 4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16점이었다.

이사회 개최 횟수와 보드진의 이사회 참석률 항목에서 모두 5점씩 총 10점을 받았다. '참여도' 지표에서 받은 16점 중 대부분이 이 두 항목에서 나왔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간 15차례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사 5명 중 4명의 참석률이 100%를 기록하며 성실성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사회 개최와 참석률을 제외한 6개 항목은 모두 1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후보 풀 관리, 감사위원회 회의 개최 횟수, 감사위원회 지원조직 여부 등을 묻는 항목들이다. 사외이사 후보 풀을 따로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고 감사위원회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사외이사 1명 규모로 별도 사외이사 교육도 이뤄지지 않았다.


'참여도'를 제외하면 '경영성과'를 비롯해 모든 지표에서 평점 1점대를 받았다. 우선 '경영성과' 지표의 경우 평점 5점 만점에 1.7점이다. 총 55점 중 19점을 획득했다.

'경영성과'의 경우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이 지표다. 재무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부채비율,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을 점검했다. 투자 관련 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주가수익률, 배당수익률이 있다. 비교 대상은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각 지표 상·하위 10% 기업은 제외했다.

덕산테코피아는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 항목에서 모두 5점씩 받았다. 각 41%를 기록했다. KRX300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 평균치는 각각 25.74%, 27.64%에 불과했다. 지난해 외형 축소와 적자 전환으로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항목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구성·견제기능 미흡, 지표 전반 저조

덕산테코피아는 '구성'과 '견제기능' 지표에서 1점대 초반 평점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구성'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11점을 획득했다. 평점으로 5점 만점에 1.2점이었다. 이사회 의장은 이수완 대표다. 이 대표는 덕산그룹 회장으로 오너 경영인이다. 이사회 평가에서 오너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은 전문경영인이 의장을 맡는 경우보다 낮게 평가된다.

이사회 규모는 4명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이중 사내이사가 3명이다. 이사회를 견제하는 사외이사는 1명이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은 점도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덕산테코피아는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로 해당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아도 법 위반은 아니다. 감사 제도의 경우 상근감사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회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는 3160억원이었다.

'견제기능'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11점, 5점 만점 평점에 1.2점이었다.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외이사가 1명인 상황에서 사외이사만으로 열리는 회의 개최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외에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는 5점 만점 평점에 1.6점을 기록했다. 35점 만점에 11점이었다. 사외이사 수 자체가 적고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 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영향이다. 덕산테코피아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감사위원회 설치 등의 의무가 없는 상장사로 선제적인 소위원회 구성에 나서지 않은 이상 좋은 평가를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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