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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반도체 패키징용 솔더볼 제조사 덕산하이메탈 주가가 3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7160원에 출발한 주가는 12일 종가 기준 4290원으로 40%가량 쪼그라들었습니다.
지난해 적자를 냈으나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69%가량 성장했는데요. 실적에 비해 주가는 힘을 못 쓰고 있습니다. 최근 회사는 지배구조를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덕산그룹 오너인 이수훈 회장이 하이메탈의 공동대표 자리에 오른 것인데요. 사업과 주가 관리에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 반도체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덕산하이메탈의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Industry & Event 덕산하이메탈의 주력제품은 솔더볼(Solder Ball)과 마이크로 솔더볼(MSB)입니다. 솔더볼은 반도체 패키지 공정 중 칩과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소재입니다. 이 중 마이크로 솔더볼은 150마이크로미터(㎛) 미만 초소형·초정밀 솔더볼로 기존 솔더볼보더 많은 입출력(I/O) 신호 전달이 가능해 고성능 반도체 공정에 많이 쓰입니다.
덕산하이메탈은 솔더볼과 마이크로 솔더볼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패키지·테스트외주업체(OSAT) 등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와 일본 신코 등 반도체 패키지 기판 업체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기업 등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데요. 이들 기업이 애플과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빅테크에 부품을 납품하다보니 덕산하이메탈이 종종 엔비디아나 애플 관련주로 묶이기도 합니다.
특히 고성능 반도체 공정에 많이 쓰이는 마이크로 솔더볼은 AI 수요 증가와 함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데요. 덕산하이메탈은 선제적 투자로 외형성장의 기반을 닦아놓았습니다. 지난해 울산에 마이크로 솔더볼 신공장을 새로 지어 가동을 곧 시작한다고 합니다.
◇Market View 유안타증권은 앞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내년은 플립칩 볼 그리드 어레이(FC-BGA) 시장 회복과 엔저로 둔화된 일본 기업향 매출 회복으로 마이크로 솔더볼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첨단패키징 시장 대응을 위해
Nano SB과 Cu Post을 개발 중인데 개발 중인 Cu Post의 경우 연내 개발이 완료될 경우 내년 매출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인수한 대형 고압용기 기업 덕산에테르씨티도 수소용기 사업을 새 먹거리로 제시하고 있는데, 성장포인트가 될 것이고요. 2021년 인수한 방산 기업 덕산넵코어스도 국내 방산 수출 훈풍에 따른 수혜로 연결회계기준 매출기여도가 커질 것이란 게 유안타증권의 분석입니다
◇Keyman & Comments 덕산하이메탈은 최근 지배구조를 개편했는데요. 기존 최창열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이 회장과 김태수 공동대표 이사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오너인 이 회장은 기존에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었지만,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직을 맡게 되면서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한 것입니다.
이 회장은 덕산그룹 창업주 이준호 명예회장의 장남입니다. 동생인 이수완 덕산산업 회장이 이끄는 덕산산업과 지난해 계열분리를 마친 뒤 이번에 지배구조 개편까지 단행했습니다.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분위기를 쇄신한 덕산하이메탈 측에 기업가치 제고 방안 등에 대해 물었는데요. 최근 보도자료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한 만큼 이 메시지로 갈음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덕산하이메탈 측은 "이 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임하며 민첩한 경영 대응과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기업 성장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