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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본 '부담' 효성첨단소재, 차입으로 버틴 현금 유입

영업현금 유입액 1억뿐, 1000억 차입 현금 확보…베트남 투자 포석

김동현 기자  2024-05-03 15:38:38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하반기 출범 예정인 효성신설지주의 핵심 계열사로 평가받는다. 타이어보강재, 탄소아라미드 등 기존 주력 사업과 신사업을 동시에 담당하는 곳이고 효성신설지주 내 계열사 중 매출, 자산 규모도 가장 크다.

경기 불황에도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637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5.3% 줄긴 했으나 매출 규모(8368억원)를 유지했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오히려 같은 기간 2.2% 증가했다.

그러나 이번 1분기 실제 영업으로 들어온 현금유입액은 1억원에 불과했다. 운전자본 부담으로 730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 탓에 효성첨단소재는 1000억원 이상의 차입을 통해 현금을 쌓았다. 매분기 많게는 1000억원 이상의 자본적지출(CAPEX)이 발생하는 만큼 차입으로 투자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EBITDA 늘었지만 영업현금 유입액은 '1억'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 제조에 들어가는 타이어보강재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타이어보강재를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 북미·아시아를 중심으로 신차용(OE) 타이어와 교체용(RE) 타이어 수요가 반등하며 경기 불황 영향을 최소화했다. 덕분에 기업의 현금창출 지표로 활용되는 EBITDA가 지난해 1분기 대비 2.2% 증가한 110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구체적인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1분기 영업에서 큰 규모의 현금을 창출하지 못했다. 순운전자본의 증감 항목에서 730억원의 현금유출이 발생한 탓에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억원을 기록했다. 순운전자본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합에 매입채무를 제하는 방식으로 산출하는데 순운전자본으로 현금이 유출됐다는 것은 그만큼 재고자산 부담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구체적인 1분기 재고자산 규모가 공개되진 않았으나 지난해 효성첨단소재는 재고자산 관리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재고자산 규모 자체는 전년 대비 22.3% 감소한 5065억원이었지만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뜻하는 재고자산회전율은 같은 기간 5.46회에서 4.90회로 오히려 저하했다. 올해 1분기까지 그 영향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1분기 차입을 주요 현금 유입 통로로 활용했다. 그동안 회사는 1~3분기 차입을 발생시켜 현금을 쌓고 한해의 마지막인 4분기에 이를 상환하는 흐름을 보였다. 주로 2분기와 3분기에 가장 큰 차입을 일으켰다.

그러나 올해 1분기의 경우 영업에서 큰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면서 차입으로 1173억원을 들여왔다. 효성첨단소재의 1분기 차입금 순증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효성첨단소재는 해외 자회사(GST)의 에어백 증설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며 지속적인 현금유입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1억달러 규모 베트남 투자, 부족한 보유 현금

글로벌 증설 작업을 이어간 효성첨단소재는 매분기 수백, 수천억원의 CAPEX를 기록했다. 당장 올해 1분기에도 유·무형자산 취득에 635억원이 들어갔다. 현재 중점을 둔 투자는 베트남(Hyosung Quang Nam) 타이어코드 증설로, 총투자액이 1억달러가 넘는다.

2022년 8월 시작한 해당 증설 투자에 지난해까지 8500만달러가 들어갔고 내년 4월까지 추가로 5500만달러가 들어갈 예정이다. 현 환율(달러당 1362.4원) 기준 약 750억원 규모의 금액이다.

반면 지난해 말까지 효성첨단소재가 보유했던 현금성자산은 203억원에 불과해 회사 입장에서 현금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했다. 영업에 따른 현금창출력이 약화했던 1분기 대규모 차입을 발생시킨 배경도 여기에 있다.

차입이 늘다 보니 전체 차입금과 순차입금 규모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1분기 말 총차입금은 1조8566억원, 총 차입금에서 보유 현금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조8321억원이었다. 순차입금 비율은 239.0%로 사실상 회사 자본을 차입으로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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