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

에이피알 '한 달만에 -53%' 18만주 털어냈다

①단기간 주권 매매 집중, 8%대 보유…오버행 위험 해소 '긍정적'

김소라 기자  2024-11-04 15:21:36

편집자주

국민연금은 투자 포트폴리오 중 국내 주식 비중을 지속 축소하고 있다. 2024년 7월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전체의 13.6%에 그친다. 2020년 대비 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동 기간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은 10.6%포인트 올랐다.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 간 투자액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 큰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변화는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따른다. THE CFO는 2024년 국민연금 투자 현황을 짚어본다. 지분율 감소, 증가 기업을 중심으로 이들의 재무와 지배 체계를 점검해 본다.
국민연금은 현재 뷰티 테크 기업 '에이피알' 주요 주주로 있다. 올초 에이피알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직후 지분을 본격적으로 매입하며 유의미한 수준까지 비중을 늘렸다. 최대주주인 김병훈 대표에 이어 단일 주주로는 지분율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다만 올 하반기 들어 보유분을 처분하는 등 다소 상반된 흐름도 나타났다. 앞서 두 자릿수까지 늘렸던 지분율을 한 달 상간에 다시 빠르게 처분해 최종 8%대로 조정했다. 단기간 지분을 수차례 사고팔며 수익률을 방어하려 한 흔적이 확인된다. 지난 몇 달간 에이피알 주가가 공모가 수준에 머무르며 이렇다 할 이벤트를 만들지 못하는 가운데 내부적으론 주주 정책 강화 등 밸류 관리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에이피알 지분을 적극 처분했다. 2분기 들어 지분을 11% 근접한 수준까지 사모았으나 직후 물량을 잇따라 털어냈다. 7월 한 달에만 총 18만795주를 매도했다. 이후 현재까지 보유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달 기준 국민연금공단 지분율은 8.37%다.


지분 감소율만 단순히 놓고 보면 에이피알은 변화가 가장 컸던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국민연금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보유 지분을 조절한 상장 기업 가운데 감소율 기준으로 반도체 부품사 'ISC'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단기간 지분 비중을 크게 확대했지만 처분 역시 빠르게 이뤄지며 이러한 결과로 이어졌다. 주주 제안 등 지분 보유에 따른 적극적 활동이 수반되는 일반투자 목적이 아닌 단순투자 목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만큼 짧은 기간 활발히 주권 거래를 전개한 모습이다.

급격한 밸류 위축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당시 에이피알 기업가치가 급격히 쪼그라들며 투자자 불안을 키웠다. 국민연금이 보유분을 대거 처분한 7월 전후로 에이피알 주가 수익률은 약 마이너스(-) 53%를 기록했다. 이는 6월 말 최고가와 8월 초 최저가를 비교한 수치다. 이때 에이피알은 밸류가 공모가 수준으로 하락하며 상반기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했다.

에이피알 영업 전망치 수정 이슈가 요인으로 꼽힌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동 시기 연간 가이던스를 매출액 기준 7000억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관련한 부분이 주가에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며 "당해 영업이익률은 기존 20% 정도를 예상했지만 전년도와 비슷한 18~20%대 수치를 유지할 것으로 변경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별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위험 대두 가능성이 없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달 기준 기관투자자 물량이 대부분 소진된 영향이다. 이는 상장 당시 보호예수(락업) 처리된 물량으로 현재 전체 락업분의 90% 이상이 시장에 출회 완료된 상태다. 즉 향후 추가 출회 예정인 기관 보유 물량이 한정적이다 보니 장기적으로 밸류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기관투자자 기출회 물량은 전체 발행 주식수의 약 28% 수준으로 확인된다. 각각 락업 기간이 1개월, 2개월로 설정된 지분 12%, 11%와 6개월 설정분 8%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6개월 락업 물량의 경우 김병훈 대표 및 특수관계인 지분 등도 모두 포함됐다. 해당 지분을 제외한 기관투자자 물량만 추산하면 4% 초반 수준이다. 대주주 지분이 일부 락업 해제된 상태지만 현재 별도 처분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밸류 관리 차원의 경영 활동들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5대1 비율의 액면분할 작업을 완료했다. 1주당 가격을 낮춰 투자자 진입을 보다 용이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거래가 활성화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반영한 에이피알 공모가격은 5만원(당초 25만원)이다.

동시에 주주 정책 예측 가능성을 제고했다. 에이피알은 3개년 주주 환원 계획을 사전에 공개해 뒀다. 당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연결 당기순이익의 최소 25%를 주주 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현금 배당과 자기주식 매입·소각 방법을 동시에 활용할 계획이다. 당장 연말까지 600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매입해 전량 소각하는 일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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