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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에이피알, 구성·정보접근성 미흡…가벼운 규제 영향도

[Weakness]③두 항목 평점 2점 이하…원인 소규모 이사회, 지배구조 보고서 미공시

김영은 기자  2024-10-14 08:00:3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에이피알은 이사회 평가 모델에서 구성과 정보접근성 항목이 약점으로 지목됐다. 이사회 정원과 소위원회 수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도 평점을 낮추는 요인이다. 자산 규모가 적어 상법상 일부 소위원회 설치 및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점수에 영향을 미쳤다.

그 외에도 김병훈 창업주가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겸직하고 있어 이사회 독립성이 낮다는 평가다. 다만 ESG 경영을 위한 별도의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인 만큼 향후 이사회 평가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훈 오너·대표이사가 의장직 수행…이사회 정원·소위원회 수 적어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에이피알은 255점 만점에 118점을 받았다.


이 가운데 '구성' 항목은 평점 1.9점으로 가장 점수가 낮았다. THE CFO가 평가한 약 90곳의 기업들 가운데서도 최하위권에 속하는 점수다. 이사회 의장 관련 평가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BSM((Board Skills Matrix) 활용 여부 등에서 점수가 1점에 그치며 평균 점수를 낮췄다.

에이피알은 기업 오너이자 CEO인 김병훈 대표이사가 맡고 있어 이사회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평가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따로 두고 있지 않은 점 또한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다. 에이피알은 최근 사업연도말 자산 2조원 미만의 법인으로 상법상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의무설치 대상법인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구성원은 총 5명으로 2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김병훈 대표이사를 포함해 신재하 부사장(CFO)가 사내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사외이사에는 김형이 대주회계법인 회계사, 노유리 삼덕회계법인 회계사, 오주동 세무법인 다승 세무사 등이 올라있다. 소위원회는 투명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2개다.

이사회 및 소위원회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은 탓에 이사회 규모 및 위원회 수를 묻는 2, 3, 4번 항목에서 모두 2점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이 1980년대생으로 30~40세 연령대를 포함하고 있고 성별도 남녀 모두 포함하고 있어 8번 다양성 문항에서 3점을 받았다.

9번 이사회 지원조직 운영을 묻는 문항에서는 2점을 받았다. 에이피알은 이사회 지원 조직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컴플라이언스실 준법경영팀에서 이사회 지원 업무를 겸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2014년 설립해 올해 2월 상장한 기업으로 이사회 구성에 있어 다소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사회 개선에 대한 여지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 ESG 경영을 강화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 및 책임 경영 수행을 위해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자발적 공시 없어


두번째로 점수가 낮은 항목은 '정보접근성'이다. 평점 5점 만점에 2.0점을 받았다. 에이피알의 경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와 홈페이지에 사업보고서를 통해 이사회 관련 내역을 공시하고 있다. 다만 자산규모가 작아 이사회 관련 법적규제가 가벼워 별도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있다.

1번과 2번, 4번 평가항목을 제외한 문항에서 모두 1점을 받았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탓이다. 의무 공시 대상이 아니더라도 자발적으로 해당 보고서를 공시하고 주주환원정책 및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등을 공개하는 회사도 있는 만큼 접근성 측면에서 아쉽다는 평가다. 일례로 한미반도체의 경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가 1조가 채 안되지만 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고 있다.

2번 '이사회 내용에 대한 투명성'을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3점을 받았다. 이사회 논의 안건 등이 간략하게만 기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식회사 에이디씨 유상증자 참여에 대한 건, 신규투자 진행의 건 등으로 간략하게만 기재되어 있다는 점이 이유다. 4번 '이사회 의안 반대 사유 공개' 관련 항목은 지난해 이사회 의안에 반대한 사례가 없어 평가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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