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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

손바뀜 잦았던 ISC, 차익 실현 기회도 '여러 번'

①국민연금 지분율 2.45%p 하락...영업 회복 뚜렷하나 잉여 현금 확보 과제

김소라 기자  2024-10-31 08:18:05
ISC

편집자주

국민연금은 투자 포트폴리오 중 국내 주식 비중을 지속 축소하고 있다. 2024년 7월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전체의 13.6%에 그친다. 2020년 대비 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동 기간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은 10.6%포인트 올랐다.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 간 투자액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 큰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변화는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따른다. THE CFO는 2024년 국민연금 투자 현황을 짚어본다. 지분율 감소, 증가 기업을 중심으로 이들의 재무와 지배 체계를 점검해 본다.
반도체 부품사 'ISC'는 근래 급격한 경영 변동이 이뤄졌다. 지배권 이동과 이에 따른 재무 구조 변화가 따랐다. 앞서 사모펀드에 의해 손바뀜이 일어나는 등 이미 굵직한 지배 체제 변동은 감지돼 왔다.

경영권 변동 이슈가 연달아 이어졌던 만큼 밸류도 요동쳤다. 지난해 SK그룹 편입과 함께 기업가치가 단숨에 1조원대로 올라섰다. 역대 최고 주가 경신 및 대규모 신주 발행이 이어지며 단시간 외형을 크게 확장했다.

다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위축 등 대외 분위기 침체로 밸류가 전년 만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지분을 상당분 털어내며 다소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영업 성적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질 현금 흐름 확보 등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국민연금공단은 ISC 보유 지분을 88만7921주까지 낮췄다. 전년 말부터 이달까지 보유분을 단순 비교하면 총 52만3794주가 감소했다. 지분율로 보면 2.45%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이달 기준 지분율은 4.19%로 집계된다.


ISC는 올해 국민연금 보유분 변화가 가장 컸다.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사 전체를 통틀어 지분율이 가장 많이 축소된 곳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연금 측은 ISC 주권 거래를 활발히 진행하며 지분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3분기 들어 지분을 잇달아 처분하며 차익을 거둬들였다. 이때 총 50만주 이상을 매도했다.

주가수익률 면에서 올해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달 기준 지난 1년간 주가수익률은 마이너스(-) 11.35%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현재 밸류가 더 낮게 형성돼 있음을 뜻한다. 지난해 매출이 역성장하고 수익성이 약화되는 등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가가 크게 내려앉았다. 근래 몇 달간은 조금씩 반등하며 회복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최근 1개월 간 ISC 주가수익률은 10.2%로 나타났다.


이는 영업 성과가 반영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ISC는 올 상반기 경영 성과 지표를 뚜렷이 개선했다. 매출을 비롯해 영업이익분을 크게 늘렸다. 구체적으로 당반기 연결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8%포인트 상승한 27.7%로 집계됐다. 영업 활동에서의 현금 창출력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동 기간 26% 증가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등 비메모리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며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

다만 현금 흐름 면에선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업을 통해 잉여 현금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ISC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은 -32억원을 기록했다. 비즈니스 과정에서 외려 현금이 유출되는 형국이다. 이는 운전자본 투자 부담을 해소하지 못한 탓이다. 당반기 매입채무 등 영업 활동에서의 부채도 늘었지만 채권·재고 등이 더 가파르게 증가하며 현금 유출을 가속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업황 개선 등 분위기 진작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금 측에서도 관련 분야 투자를 축소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등 신규 시장으로의 확장이 얼마나 원활히 이뤄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 말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SK그룹 계열사 지분을 전반적으로 처분했다. ISC 외에도 주요 SK 계열사 지분을 일제히 축소했다. 일례로 SK네트웍스, SK케미칼 지분율을 각각 5%대로 낮췄다. SK디스커버리의 경우 ISC와 마찬가지로 4% 수준까지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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