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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텍코리아 vs 연우, 유형자산 확충 전략 엇갈렸다

[부자재]②펌텍코리아, CAPA 지속 확대로 고객사 대응…연우 CAPEX 축소 '상반'

김소라 기자  2024-10-23 07:27:46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국내 화장품 용기 업체 양대 산맥인 '연우'와 '펌텍코리아' 투자 셈법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연우의 경우 근래 최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앞서 설비 투자에 힘을 쏟으며 화장품 용기 산업 선두 역할을 했으나 현재 다소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펌텍코리아는 역대 최대 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며 이와 상반된 흐름이 감지된다.

각자 생산 설비를 두고 화장품 브랜드 및 위탁생산업체의 주문 물량을 소화하는 식의 사업구조를 가져가고 있는 만큼 이들의 투자 활동 변화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당장 대응해야 할 수주량을 직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볼 때 펌텍코리아에 대한 시장의 러브콜이 집중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펌텍코리아는 최근 설비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펌텍코리아 연결 유형자산은 전년 말 대비 18% 증가한 164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토지 취득분과 신축 공장 관련 금액이 동 증가분에 반영됐다.


현재 펌텍코리아의 급격한 자본적지출(CAPEX) 확대 흐름은 수익성 반등과 궤를 같이 한다. 2000년대 초 설립 당시 이미 화장품 용기 업체 1위 사업자였던 연우에 가려져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최근 몇 년간 중소 신생 화장품 브랜드 약진에 힘 입어 신속히 외형을 키웠다. 일례로 올해 2분기 펌텍코리아 전체 매출 가운데 국내 인디 뷰티 브랜드 비중은 70% 수준에 육박한다. 국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조선미녀', '아누아', 'VT코스메틱' 등이 대표 인디 브랜드 고객사다.

이들의 대량 발주를 소화하기 위해 펌텍코리아는 부지런히 생산능력(CAPA)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약 430억원 규모의 CAPEX 집행을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당해 4공장 신설을 위한 토지와 별도 공장 증설을 위한 건물 등을 매입했다. 4공장은 내년 7월 준공해 4분기부터 가동한다는 목표다. 어느 정도 지속 성장 기조를 예상하고 신규 공장 확충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설비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영업 현금 창출력도 진작되고 있다. 지난해 펌텍코리아 연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전년대비 약 30% 증가한 468억원을 기록했다. 동 수치는 영업이익에 유무형자산 상각비용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통상 CAPEX 집행이 늘수록 함께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 다만 상각비의 경우 실제 현금이 유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EBITDA 지표를 통해 실제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다. 펌텍코리아 연결 EBITDA는 2010년대 중순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우는 이와 상반된 상황에 놓였다. 들쭉날쭉한 EBITDA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우 연결 EBITDA는 174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줄었다. 앞선 10여 년간의 추이를 놓고 봤을 때 이는 가장 낮은 수치다. 현재 연우의 영업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반증한다. 올 상반기 전체 EBITDA 역시 전년동기대비 7배 가량 급감한 10억원 수준에 그쳤다. 영업이익 자체가 위축된 가운데 상각비 지출분도 축소된 까닭이다.

양사 간 CAPEX 집행 기조가 반전된 때는 코로나 시기에 진입하면서다. 2020년 연우 유형자산 순취득액은 109억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났다. 2017년을 기점으로 이미 점진적으로 CAPEX 규모를 축소하고 있었지만 당해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더욱 긴축 태세에 돌입했다.


반면 펌텍코리아는 같은 기간 외려 투자 지출분을 더 늘리며 고객사 물량 소화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양사 간 유형자산 순취득액 격차는 약 150억원으로 2020년 대비 10배 이상 벌어졌다.

다만 올해 연우도 CAPEX 집행 규모를 좀더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연우의 100% 모회사인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신규 금형 확보 및 생산 설비 개선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최근 주요 고객사 실적 회복과 화장품 시장 활성화 영향으로 회복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올초 공시에 따르면 당해 연우가 추산하는 CAPEX 집행 금액은 전년대비 약 3배 증가한 18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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