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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의사결정 최상단에 위치한 이사회 내 소위원회 개편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는 내부 통제와 관련된 주요사안으로 감사위원회와 위험관리위원회 등이 연관되어 있다.
올해 7월부터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본격화된 만큼 신한투자증권 역시 내부통제위원회 신설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직 신설 시기 등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대규모 손실 사태를 수습한 후 이사회 소위원회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 이사회 내 소위원회 5→6개로 개편 논의 중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며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17일 밝혔다. 현재는 감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ESG위원회 등 5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금융투자업자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거래가 지속돼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국제영업본부 내 일부 임직원들의 허위 스왑거래 등이 등록되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 후 바로 이를 금융감독원에 보고 조치했고 내부 감사 및 금융감독원 현장검사 중이다.
현재 김상태 대표는 비상대책반을 만들어 일단 사태 수습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대표를 중심으로 관련 본부 임원들과 직원들이 참여하고 있고 최대한 빠르게 진상을 조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사회의 위험관리 기능과 책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변화해왔다. 특히 지난해말 지배구조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올해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제도 변경에 발맞춰 변화해왔고 회사 상황에 맞게 소위원회 구성을 달리 가져갔다.
이번 지배구조법 개정의 핵심인 책무구조도 역시 빠르게 도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배구조법 시행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주주총회일까지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감사위원회나 위험관리위원회에서 내부통제 관련 사항을 심의·의결하고 점검·평가 및 필요한 조치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둔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감사위원회와 위험관리위원회가 있는만큼 반드시 신설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아예 따로 소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태 수습을 마무리짓고 주주총회를 열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할 것으로 보인다.
◇ 힘싣는 내부통제, 이사회 역할 더 커졌다 현재 이사회 내 내부통제와 관련된 위원회는 감사위원회와 위험관리위원회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일부 임직원의 일탈 뿐 아니라 내부통제시스템, 향후 회사 평판 리스크 등과 연관돼 있어서다. 감사위원회는 박희우·조성일 사외이사와 이해송 상근감사 3인으로, 위험관리위원회는 김경한·주소현 사외이사, 장정훈 신한금융지주 재무팀 본부장으로 구성됐다.
감사위원회가 내부통제체제의 구축 및 운영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수행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 위험관리위원회는 회사 리스크관리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회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재무에 한정시키지 않고 운영·전략·평판·법률 등 비재무 리스크까지 확대해서 들여다본다.
그간 감사위원회는 줄곧 2명의 사외이사와 상근감사위원(사내이사)로 구성, 3명으로 꾸려왔으나 위험관리위원회의 경우 매년 다른 구성을 가져갔다. 2014~2015년의 경우 사외이사 3인으로 꾸려졌고 2016~2019년까지는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혹은 지주 측 인사인 기타비상무이사 1명이 포함됐다.
하지만 과거 2020년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으로 당시 위험관리위원회의 구성은 사외이사로만 이뤄졌다. 2022년 이후에는 다시 사내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가 들어가는 구조가 됐다. 2022년에는 이영창 대표가, 2023년에는 이태경 당시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포함됐다.
향후 내부통제위원회가 신설되면 사외이사 만으로만 구성될 가능성도 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만큼 사내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배제, 독립성과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대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현재 증권사 중에서는 메리츠증권,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 등이 해당 위원회를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