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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삼성물산, 평가체계 모범…결과 미공개는 '옥에티'

[평가 개선 프로세스]⑨내부평가·외부평가 모두 수행, 재선임에 반영…평가결과는 미공개

이민호 기자  2024-10-15 11:31:1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삼성물산은 이사회 활동에 대해 내부평가와 외부평가를 모두 수행하면서 이사회 평가체계에서의 모범 사례를 남겼다. 평가 결과를 이사 재선임과 직무수행 개선에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하지만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상반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삼성물산은 255점 만점에 209점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 35점 만점에 31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이 지표에 포함된 총 7개 항목 중 6개 항목에서 최고 점수(5점)를 받으면서 고득점에 성공했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의 고득점은 '2024 이사회 평가' 총점을 200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한 가지 동력이 됐다.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는지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THE CFO '2024 이사회 평가'는 이사회에 대한 내부평가와 외부평가를 모두 수행할 경우 최고 점수를 부여한다. 내부평가만 수행할 경우 3점을, 어떤 평가도 수행하지 않을 경우 1점을 준다.

삼성물산은 내부평가와 외부평가를 모두 수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이사회 및 위원회의 연간 운영 내역과 이사들의 활동내역 등에 대한 분석 및 자체평가를 수행한다"며 "2020년부터 매년 외부 전문가로부터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사회 및 위원회 활동에 대해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는지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았다. 삼성물산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평가 결과는 차년도 이사회 운영 및 사외이사 직무수행 개선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며 "평가 결과는 향후 거버넌스 개선 방향성 및 추진과제 발굴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관련 항목에서도 모두 최고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는지 여부를 묻는 항목과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재선임에 반영하는지 여부를 묻는 항목이 여기에 포함됐다. 삼성물산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임기 만료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 제 7조에 의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함에 있어 임기 중의 평가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사회 평가 결과를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하는지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 5점 만점에 1점에 그치면서 '옥에티'가 됐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 유일하게 최고 점수를 받지 못한 항목이다. THE CFO '2024 이사회 평가'는 평가 점수를 기재한 경우 5점을, 기재하지 않을 경우 1점을 부여한다.

삼성물산은 이사회에 대한 내부평가와 외부평가를 모두 실시하지만 그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이사회, 위원회 및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결과 모두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고 밝히고 있을 뿐이다.

외부평가 결과뿐 아니라 외부평가를 실시한 기관명을 공개하지 않는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외부 전문가'로만 언급할 뿐이다. 외부평가 모형이나 문항에 대한 설명도 기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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