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4 이사회 평가

HD현대미포, 충실한 '견제기능'…시총 100대 기업 중 상위권

[Strength]②견제기능 평점 4.3점…평가개선프로세스, 정보접근성도 준수해

이재용 기자  2024-10-11 09:09:0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HD현대미포 이사회의 강점은 충실한 '견제기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시총 100대 기업 중에서도 상위권 수준이다. 견제기능 중에서는 내부거래에 대한 통제와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 등 관련 장치들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평가개선프로세스'와 '정보접근성'도 준수한 편이다. 견제기능과 마찬가지로 최고 득점을 받은 세부 항목들이 다수 포함됐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및 결과 반영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홈페이지 공시에 충실한 것으로 나타난다.

◇견제기능, 내부거래 통제와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등 최고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HD현대미포는 255점 만점에 162점을 받았다.

이 가운데 가장 점수가 높은 항목은 '견제기능'이다. 평점 5점 만점에 4.3점을 받았다. 견제기능은 이사회가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면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항목으로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과 내부거래, 감사위원회 구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수체계 등을 살펴본다.

HD현대미포는 이사회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 내부거래 통제, 감사위원회 구성 등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HD현대미포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 마련돼 있고 공시, 홈페이지 공개 등 정보 접근성이 우수한 편이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적절히 마련돼 있었다.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내부거래위는 내부거래위원회는 내부거래의 안건 심의에 필요한 경우 관련 자료의 제출 및 보고를 회사에 요청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관계 임직원 또는 외부 인사를 회의에 출석시켜 의견을 청취한다.

감사위원회는 유승원, 김성은, 김우찬 사외이사 등 3인 이상의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공인회계사에 준하는 전문 역량을 갖춘 이들로 구성된다. 위워장인 유 사외이사는 회계·재무분야 전문가로 홍콩과학기술대 교수, KB국민은행 사외이사를 거쳐 고려대 교수로 재임 중이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지 않는다는 점이 옥에 티다. 다만 HD현대미포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에서 사외이사들이 별도의 회의 개최를 요구할 경우나 사외이사 직무수행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회사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준수한 평가개선프로세스·정보접근성, 개선점도 존재

HD현대미포는 '평가개선프로세스'와 '정보접근성' 영역에서도 준수한 점수를 기록했다. 평가개선프로세스는 평점 5점 만점 중 3.9점을 받았다. 특히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수행을 통해 그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각 최고점을 기록했다.

위법 행위에 따른 서법 처분, 재판, 구속, 기소 등과 성추문, 갑질 등 기타 비윤리적 행위에 해당하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사회 구성원도 없었다. 이러한 부분들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ESG 등급 A등급을 부여받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평가결과가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은 '이사회 운영을 개선하고 이사회와 위원회 운영 및 구성의 적절성을 검토해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등 추상적이었다.

정보접근성은 평점 5점 만점 중 3.8점을 기록했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홈페이지에 충실하게 공시되고 있으며 이사회에 관한 내용이 비교적 투명하게 공시돼 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도 전자공시 및 홈페이지에 게시해 접근 가능성이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이사회 의안 반대 사유를 기재하지 않으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나 추천인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주주환원정책도 연간 계획 등을 미리 공시하나 중장기 계획 등 보다 구체적이고 충분한 기간을 둔 공시가 요구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