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보수위 톺아보기

한국앤컴퍼니·타이어, 회장 연봉 프로세스 달라졌다

조현범 회장, 3월 주총 전 한국타이어 등기이사 포기…한국앤컴퍼니는 유지

김슬기 기자  2024-10-10 09:40:28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인재다. 인적자원에 대한 보상체계에 따라 회사 내 사기와 '맨파워'의 위력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특히 경영진과 등기이사 보수체계는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심의·의결이 이뤄진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보수위원회를 설치, 이사회 선진화를 꾀하는 곳도 있다. 기업별 임직원 보상정책과 보수위원회 운영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입성을 포기하면서 연봉 결정에 대한 권한이 사라졌다. 한국타이어는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를 따로 두지 않고 이사회 의결을 통해 임원들의 보수를 결정하고 있다.

반면 조 회장은 아직 한국앤컴퍼니의 등기이사인 만큼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고 연말 연봉 결정에 대한 의결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 역시 보수위원회가 별도로 없다. 양사 모두 조 회장이 2022~2023년 연봉 1위를 기록했는데 모두 임원 보수에 관한 결정에 있어서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 보수위 없는 그룹, 이사회 의결로 인센티브 결정

올해 상반기 한국앤컴퍼니의 연봉 1위는 8억1900만원을 받은 조현범 회장이었다.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의 핵심 계열사라고 할 수 있는 한국타이어에서도 5억4600만원의 보수를 받으면서 1위를 기록했다. 각 사의 급여는 각각 16억3800만원, 10억9200만원인만큼 6개월간의 보수가 제공된 것이다.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 모두 전무급 이상의 임원 보수(인센티브) 지급에 대한 의결에 이사회 멤버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보수위원회를 따로 두지는 않았다. 계약된 급여를 제외하고 통상 12월경 임원 및 경영인센티브가 결정되고 이사회 의결이 진행된다.

조 회장의 보수 역시 이사회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의 연봉이 공고한 1위가 된 시점은 2022년부터라고 볼 수 있다.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차남인 조현범 회장에게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넘겼고 이듬해 그는 사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승계 구도가 정해졌다.

2021년에는 조 명예회장(107억원)과 장남인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82억원) 등에 대한 대규모 보수 지급이 이뤄졌고 2022년부터는 조현범 회장이 1위로 올라섰다. 그는 2022년 한국앤컴퍼니에서 35억원, 한국타이어에서 23억원 등 총 58억원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47억원, 31억원 등 총 78억원을 받았다.

물론 승계 구도가 정해지기 전부터 각 사의 이사회에 조 회장이 참여해왔다. 그는 2019년 3월부터 현재까지 한국앤컴퍼니 이사회에 참여했다. 다만 한국타이어의 경우 2012년 9월 인적분할 이후부터 줄곧 등기임원이었으나 올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해 3월 정기 주총에서 임기를 연장하려고 했으나 일신상의 사유로 등기이사 자리를 고사했다.

◇ 2023년 사법 이슈로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12월 이사회만 참여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 실적이 매년 우상향해 왔던 만큼 임원들의 상여가 높게 책정되는 데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2022년 한국타이어 연결 매출은 8조3942억원, 2023년 8조9396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7058억원, 1조3279억원이었다.

다만 임원 보수 결정이 이사회 의결 사항인만큼 사내이사들의 셀프 의결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한국타이어의 이수일 사장, 박종호 사장(한국앤컴퍼니 기타비상무이사 겸직)이나 한국앤컴퍼니의 안종선 사장 역시 의결에 참여했다. 특히 조 회장은 지난해 구속수사 기간이 길어 이사회 출석률이 10%대였지만 보수 지급 의결일에는 참석했다.

조 회장의 혐의는 과거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타이어 몰드(금형) 875억원 어치를 사들이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데 관여했다는 내용이었다. MKT의 최대주주는 한국타이어이며 조 회장도 29.9%를 보유 중이다.

이와 더불어 검찰 측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인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회사 대표와의 친분으로 MKT의 자금을 빌려줘 130억 가량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고 봤다. 횡령·배임액을 약 200억원대로 봤다. 그는 2023년 3월 구속기소됐고 그해 11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는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 이사회에 각각 한 차례만 참여했었고 마침 의안으로 올라왔던 '임원 보수 지급의 건'에 모두 찬성했다. 결과적으로 본인의 인센티브 결정이 이뤄진 날에만 이사회에 참석한 것이다.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 등도 같은 날 의결됐다.

조 회장은 올해 한국타이어의 등기임원 자리에서 빠졌기 때문에 임원 보수 의결에 대한 권한이 사라졌지만,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연말에 있을 '임원 보수 지급의 건' 의결에는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이사회 통해서 임원 보수를 정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보상위원회를 설치, 운영해서 결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해의 이익 규모에 따라서 비례되게 심도있는 검토를 통해서 결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