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며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충당금 적립액도 커지면 수익성 악화로까지 이어진다.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란 '이중고'에 처한 저축은행이 위기대응 체계를 어떻게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애큐온저축은행이 위험관리를 위한 '삼중 체제'를 갖췄다.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인 위험관리위원회를 주축으로 위험관리책임자, 위험관리협의회로 이어지는 구조다. 위험관리협의회를 비롯한 13개 회의체를 꾸려 각종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위험관리에 있어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위험관리위원회에 최대주주인 애큐온캐피탈 대표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한다는 게 특징이다. 이중무 대표가 자회사 저축은행 위험관리까지 관리하는 셈이다.
◇'최대주주' 애큐온캐피탈 이중무 대표, 위관위 참여
애큐온저축은행은 '위험관리위원회(위관위)→위험관리책임자→위험관리협의회(위관협)'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위험관리 조직을 두고 있다. 위관위는 위험관리에 있어 상위 의결기구다. 이사회에 속한 위관위는 보상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디지털위원회, 그리고 내부통제위원회와 함께 소위위원회 중 하나다.
위관위는 위험관리의 기본 방침 및 전략을 수립한다. 회사가 부담 가능한 위험수준을 결정하며 적정투자 및 손실한도 등 각종 한도를 설정한다. 한도초과의 승인, 신용평가모형에 관한 중요한 사항 등에 대해 심의 의결하는 역할이다.
애큐온저축은행 관계자는 '더벨 위기대응 체계 설문조사'에서 "위관위에는 사외이사 3인(위원장 1인·위원 2인)이 참여하며 전부 사외이사로만 구성됐다는 특징이 있다"고 답했다.
엄밀히 따져보면 위관위는 사외이사 2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으로 구성됐다. 김춘경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송병운 사외이사와 이중무 기타비상무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기타비상무이사가 사내이사가 아니고 외부에서 선임해온 인사라는 점에서 사외이사로 볼 수 있지만, 사외이사와는 차이가 있다.
이중무 이사는 애큐온캐피탈 대표이사다. 전통적으로 100% 최대주주인 애큐온캐피탈 대표이사가 애큐온저축은행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참여해왔다. 이 이사 이외에도 기타비상무이사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연다예 EQT프라이빗에쿼티 아시아 한국투자 대표다. EQT프라이빗에쿼티는 애큐온저축은행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내부 출신 CRO, 위험관리협의회 리드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위험관리책임자(CRO)를 두고 위험 한도 운영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분석한다. 이사회나 임원, 위관위에 대한 위험관리 정보를 적시에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험관리책임자는 오영진 부문장(이사)이다.
오 이사는 1973년생으로 충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애큐온저축은행에서 전략기획팀장, 인사총무팀장, 재무기획 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금융소비자보호유닛 리더를 거쳐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로 일했다. 2022년 4월 재무기획 커리어를 살려 위험관리책임자로 처음 선임됐다. 내년 7월 말까지 임기가 보장됐다.
위험관리책임자는 △금리(경영관리) △신용(크레딧커뮤니케이션) △유동성(경영관리) △운영(준법감시인) △평판(경영지원) 등 회사 전반에 걸친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위험관리책임자 아래는 리스크관리팀과 여신감리팀 등 실무 조직이 설치됐다.
끝으로 애큐온저축은행은 대표이사 산하 위험관리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위관협은 위험관리책임자가 이끄는 조직으로 각 부문장과 실장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위험관리 업무에 대한 종합적인 협의기구로서 위관위 심의사항에 대한 사전검토와 논의가 이뤄진다.
위관협 이외에도 모두 13개의 회의체가 있다. 이 가운데 위험관리 업무와 관련된 곳은 여신심사위원회(여심위), 투자심의위원회 등이다. 여심위는 신용 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직으로 일정 금액 이상의 여신 등에 대해 철저하게 심사한다. 부실여신 발생을 막고 부실징후 거래처를 사전에 확인하는 조치 등을 취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