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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SK스퀘어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장단점이 명확했다. 이사회 외형이 잘 갖춰져 있고 그에 따른 활동 평가도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련 평가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고 있지 않은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외부 전문가 그룹으로 이뤄진 평가단의 이사회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 평가개선 프로세스 무난…외부기관 평가 우수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2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에 기반해 이사회 각 면면을 평가한 결과 SK스퀘어는 255점 만점에 175점을 확보했다.
6개 공통지표 중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35점 만점에 25점을 확보했다. 평가 문항 당 평균 점수는 5.0점 만점에 3.6점. 참여도 4.4점, 구성 3.8점 등에 이어 정보접근성(3.6점)과 함께 세 번째로 높은 점수다. 견제기능 점수가 3.2점이고 경영성과가 2.5점이었다. 작년 한 해 SK스퀘어의 연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조3400억원 수준이었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이사회 및 사외이사 활동이 내·외부 평가를 받고 개선안을 마련, 추후 반영이 이뤄지는지를 살펴보는 항목이다. 이사회가 별도 평가 없이 운영될 경우 자칫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생긴다. 이사회 평가와 그 결과를 향후 운영에 반영해 개선함으로써 이사회 활동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문항별로 보면 먼저 외부기관 평가가 후했다. 한국ESG기준원이 SK스퀘어 지난해 지배구조에 매긴 등급은 'A'. 지속가능 경영 체제가 우수하지만, 체제 고도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환경(E)이 A, 사회(S)가 A+ 기록, 전체 ESG등급은 A를 부여했다. 한국거래소와 서스틴베스트 등도 지배구조 항목에 A 등급 이상을 부여했다.
외부기관 평가가 양호했던 것은 이사회 구조 등이 잘 갖춰졌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5명의 등기이사로 구성된 SK스퀘어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으며 이사회 산하 5개 위원회도 사외이사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이사진의 이사회 참석률도 100%에 가깝다.
◇ 다각도 평가 미실시·이사회 평가 내용 미공개 감점요소
자체적으로 내부평가를 실시해 향후 재선임 시 반영하고 있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SK스퀘어가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사외이사 이사회 참석률, 위원회 활동, 사외이사 보고회 및 그간 활동 내역 등을 내부 기준에 따라 연 1회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임기 만료 전 재신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참고한다.
다만 이사회 평가를 다각도로 실시하지 않는 점은 감점 요소였다. 일부 대형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평가를 가미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SK스퀘어는 내부평가만 수행하고 있어 평가 수행 문항에서 만점을 받는 데 실패했다. 외부평가와 내부평가, 자기평가 등을 모두 수행하는 경우 만점을 부여한다.
평가 내용은 사외이사 독립성과 이사회 내 책임, 참석률, 전문성 등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SK스퀘어는 이사 평가 결과를 보수에 연동시키는 별도의 장치를 마련하곤 있지 않다. 다만 자사주를 활용해 사외이사 보수 중 일부를 주식으로 제공함으로써 중장기적 기업 성과 과실을 공유하는 형태의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내부평가 결과를 외부에 공시하지 않는 점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2021년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 분할해 출범한 SK스퀘어는 당초 사외이사 4명을 영입했지만, 올 초 사외이사 1명이 자진 사의를 표명했고 나머지 사외이사 3명은 임기 3년의 재선임에 성공했다. 그간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 결과가 양호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