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몇 년간 재무 면에서 지속적으로 견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가시적인 매출 성장을 발판 삼아 재무 건전성을 강화, 유지하는 형태로 선순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상장사 이사회의 주된 역할이 영업 실적 개선, 재무 안정성 제고 등인 점을 고려할 때 경영 의사결정 우두머리로서 제 몫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기업 살림 관리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배경으론 이사회 전문성이 꼽힌다. 관련 분야 스킬을 확보한 전문 인원들이 이사회에 다수 포진한 덕에 유의미한 성과 도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각각의 보드멤버(이사회 구성원) 핵심 역량만 놓고 볼 때 금융·재무 항목 충족률이 전체 스킬 중 가장 높게 나타난다.

◇보수적 평가시 재무 관리 역량 가장 두드러져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간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는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를 준거로 평가한 결과 총점 255점 가운데 209점을 획득했다. 득점만 놓고 보면 시가총액 기준 앞선 3개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대비 높다.

THE CFO는 이사회 역량 구성표인 BSM(Board Skills Matrix) 모델도 자체적으로 분석했다. 현재 BSM 모델의 경우 국내 상장사 전반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역량 지표는 부재하다. 이에 따라 가장 빈번히 활용되는 핵심 역량 키워드 6가지(△기업경영 △금융·재무 △법률·규제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ESG)를 준거로 각 기업 이사회 강점을 파악해 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BSM 모델의 주요한 특징은 특정 부문의 전문 역량이 명확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각 사내·사외이사의 전문성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평가했을 때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의 최대 역량이 금융과 재무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개별 보드멤버의 공개된 학력과 경력 등을 토대로 가장 중심이 되는 직무 역량을 파악한 결과다.

금융·재무 면의 전문 인력은 이사회 내에서도 비교적 균형 있게 포진했다. 사내, 사외이사 각각 2명씩 배치됐다. 구체적으로 존림 대표이사와 김동중 경영지원센터장(CFO), 사외이사인 이창우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 서승환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등이다. 총 7명으로 구성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인원 가운데 해당 부문 전문 인력이 약 57%를 차지한다. THE CFO가 각 등기임원의 핵심 역량 위주로 기입한 BSM모델 가운데 충족률이 과반을 넘는 항목은 동 금융·재무 분야가 유일하다.

◇법·기술 역량 확보도 주력…사내, 사외이사진 상호 보완 그림

규제와 기술 측면에서 역량도 확보했다. BSM 모델을 토대로 추론한 결과 법률·규제와 산업·기술 항목 충족률이 금융 부문에 이어 높았다. 사내 경영진 중 한 명인 노균 EPCV(
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validation·플랜트 건설 전공정)센터장이 기술에 강점을 가진 대표적인 전문 인력이다. 지난해 3월 최초 선임된 노균 센터장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고 에너지·바이오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업 전개 과정에서 법적 자문을 제공하는 인물은 주로 사외이사다. 사외이사 가운데 당해 기준 가장 오래 재직한 허근녕 법무법인 평안 고문변호사를 비롯해 김유니스경희 세계한인법률가회 부회장 등이다. 김 부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이러한 배경을 살려 비즈니스와 유관한 법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별도로 김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인원 중 유일한 여성이자, 존림 대표와 더불어 미국 국적을 보유한 인물로 이사회 다양성 확보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결과물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체적으로 도출한 BSM 모델과 일부 차이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BSM 표를 제시했다. 직무 스킬을 9개 카테고리로 더 세분화했고 각 이사가 보유했다고 평가되는 스킬을 일일이 체크했다. 일례로 리스크 항목은 보드멤버 7명 전원이 충족하고 있다고 표시했다. 이 가운데 존림 대표는 스킬 충족률이 70%에 근접했는데 경영과 재무, 산업 역량,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ESG 등에서 전문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