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유가증권 시장의 핵심적인 주가 상승 동력이다. 최근 금융주들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온 것도 외국인 매수세 영향이 컸다. 높은 시장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은 필수적이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종목이다. 지난 10년간 외국인 지분율은 50% 안팎을 유지했다. 상장 보험사 중 외국인 보유지분 비중이 가장 높다. 실질 유통주식수를 계산해 보면 80% 이상을 외국인이 움직인 셈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올해 30% 이상 상승한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다만 이처럼 특정 투자자의 매매 동향에 주가가 좌우되는 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차익 실현 또는 재료 소멸 시 주가 급변동의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고배당·성장세에 주목한 외국인 투자자들 삼성화재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보통주 발행주식의 총수는 4737만4837주다. 이 중 자사주 754만6541주를 제외한 유통주식수는 3982만8296주(84.07%)다. 여기서 최대주주 삼성생명 및 특수관계인의 보통주 876만5428주(18.50%)를 제외한 실질적인 거래 주식 수는 3106만2868주(65.57%) 규모다.
외국인이 보유한 삼성화재 주식 수는 지난 2일 종가 기준 2555만272주다. 유통 주식의 53.93%를 차지한다. 실질 거래 주식 수를 고려하면 82.2%에 해당한다.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은 보험업계에서도 가장 높은 편이다. 상장 손보사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DB손보 47.86%, 현대해상 39.61%, 한화손보 15.13%다.
삼성화재의 외국인 지분율은 오랜 기간 50% 수준이 유지됐다. 지난 10년(2014~2023년)간 외국인 지분율 추이를 들여다보면 2020년을 제외하곤 꾸준히 40%대 중반을 웃돌았다. 2014년 이후 50% 아래로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율은 2022년부터 다시 50%대를 회복한 뒤 최근까지 꾸준히 비중이 커지고 있다.
삼성화재에 외국인 투자자가 높은 관심을 두는 배경에는 회사의 성장세와 그에 비례한 배당 매력이 자리한다. 최근 5년간 수익성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특히 2021년에는 보험영업 호조에 힘입어 지배주주 순이익이 전년 대비 48.6% 급증했다. 2022년과 지난해에도 각 44.6%, 1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세를 바탕으로 주주환원 규모도 늘었다. 순이익 규모가 커지면서 배당성향은 낮아졌지만 배당수익률과 주당배당금은 우상향했다. 보통주 배당수익률은 2019년 3.4%, 2020년 4.5%, 2021년 5.5%, 2022년 6.4%, 지난해 6.5%를 기록했다. 보통주 배당금은 2019년 8500원 수준에서 지난해 1만6000원으로 두 배로 증가했다.
◇외국인 순매수·매도 물량 따라 움직이는 주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은 사실상 삼성화재의 주가 상승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삼성화재의 지난 2일 종가는 36만원이다. 지난해 말 종가 26만3000원 대비 36.9%(9만7000원) 상승했다. 이 흐름에 기여한 투자자가 바로 외국인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는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 기간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보면 외국인이 주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게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해 말부터 9월 2일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수량은 10만8081주에 달한다. 거래대금으로 따지면 368억5876만원의 규모다. 같은 기간 기관은 3만4979주를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타법인은 각각 14만1170주, 1890주를 순매도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큰 영향력에는 양면성이 있다는 것은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주가 상승 재료가 소멸되거나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일까지 기관이 12만3175주를 순매수했으나 주가는 3.75%(1만3500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15만4656주를 내던진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이 발목을 잡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14일 열린 삼성화재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자본정책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자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주가는 1만3500원을 그대로 회복했는데 외국인의 3만6535주 순매수세 영향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