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삼성화재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삼성화재의 주가는 7개월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화재가 정부 계획에 발맞춰 적극적인 주주환원 등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가치 제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실제 밸류업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자본력은 압도적이다. 자본적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급여력(킥스·K-ICS)비율은 280%에 육박하는데, 이는 회사가 설정한 적정 수치를 60%포인트가량 초과한다. 금액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초과되는 자본 규모는 5조5000억원에 달한다.
◇킥스 기준 초과 자본 비율 58.9%…이익잉여금 13조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화재의 킥스비율 잠정치는 278.90%다.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과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은 각각 26조1326억원, 9조37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권고하는 킥스비율을 128.9%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삼성화재는 내부적으로 적정 자본을 220%로 설정했다. 최소지급여력 타깃 200%에 시장 및 제도 변경을 고려한 버퍼 20%를 더했다. 이를 초과하는 자본은 주주환원과 국내사업 추가 리스크테이킹, 글로벌 사업 확대에 중장기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가 설정한 적정 자본 수치를 제외한 초과 자본 비율은 58.9%다. 요구자본의 변동이 없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금액으로 환산한 초과 자본 규모는 5조5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중장기 자본정책에 쓰일 수 있는 장부상 자본여력을 의미한다.
장부상 자본여력뿐 아니라 회사의 잉여금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삼성화재의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지배기업지분 순자산은 16조7116억원이다. 이 중 영업과 재무활동으로 축적된 연결이익잉여금은 12조9110억원에 달한다.
연결이익잉여금에서 향후 보험계약의 해약·실효·해제에 따라 계약자에게 환급하기 위해 보유해야 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과 대손준비금, 비상위험준비금 등 완충적 성격을 띤 준비금의 기적립액과 적립예정액 합계는 4조7626억원이다.
이를 제외한 삼성화재의 상반기 기준 연결이익잉여금은 8조1484억원이다. 물론 해약환급금준비금 등을 제외했다고 해도 장부상 연결이익잉여금 전부가 곧 배당가능이익을 의미하진 않는다. 다만 회사의 배당과 투자의 원천을 가늠해 볼 순 있다.
◇금리와 할인율 변동에도 성장한 순자산 삼성화재의 자본력은 규모뿐 아니라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욱 고평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보험사들을 괴롭히고 있는 금리 변동 등으로 인한 순자산 저하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순자산은 킥스비율의 가용자본에 직접 연결되는 핵심 항목이다.
장기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 특성상 통상적으로 금리 변화에 의한 부채 민감도가 높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에 대한 듀레이션은 4.2년, 부채에 대한 듀레이션은 3.9년으로 0.3년의 갭이 있어 금리 하락 구간에서도 방어가 가능하다.
금리 변동과 함께 자본력 저하의 배경이 되는 할인율 제도 강화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할인율이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도록 단계적 인하를 추진하면서 장기선도금리를 지난해 말 4.80%에서 올해 상반기 4.55%로 낮췄다.
같은 기간 유동성프리미엄은 95bp에서 49bp로 낮아졌다. 최종관찰만기까지 할인율에 가산돼 부채를 할인하는 변동성 조정은 76bp에서 39bp로 하락했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부채 평가액이 커지고, 보험사의 순자산가치는 낮아져 재무건전성도 악화한다. 반면 삼성화재는 순자산이 되레 상승했다.
지배기업지분 순자산은 16조7116억원으로 지난해 말 16조1142억원보다 3.7%(5974억원) 성장했다. 금리 변동과 강화된 할인율 제도 영향이 미미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자산과 부채 평가이익이 반영되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4조322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0.8%(344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