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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투자 농심, '조달 자신감' 뒷받침

EB 발행 '1385억원' 조달, 보유 현금성자산은 6000억원·연간 FCF 1000억원 수준

김혜중 기자  2024-09-02 11:31:15
지난 6월 울산에 2290억원 규모 대규모 물류센터를 증설하겠다던 농심이 최근 수출전용공장 설립 계획도 밝히면서 2027년까지 42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보유 중인 자기주식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해 1400억원을 조달했다. 남은 2800억원은 보유 현금과 매년 유입되는 잉여현금흐름을 감안할 때 무리 없이 투자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농심은 최근 녹산수출전용공장 설립을 위한 신규시설투자에 1918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농심 자기자본 2조4408억원 대비 7.86%에 달하는 금액으로 수출 수요 확대에 따른 생산 공급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투자는 2026년 4월 30일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6월에는 229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울산에 물류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운영하던 언양물류센터를 확장해 국내 및 수출 확대에 따른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투자는 2027년까지 4년에 걸쳐 단행된다.


두 대규모 투자를 합치면 농심은 2027년까지 총 4200억원에 달하는 시설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농심은 8월 30일 보유 자기주식 전량인 30만19주를 활용해 1385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 조달 계획을 공개했다. 15% 할증 발행 및 제로금리 등 발행사에 우호적인 조건으로 추후 해외를 겨냥한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EB를 통한 조달을 감안하더라도 2800억원 수준의 추가 지출이 예고된 상황이다. 농심 측은 2027년까지의 장기 투자이고 아직은 EB 외에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외부 조달 없이도 투자에 대한 여력은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우선 2024년 상반기말 별도 기준 농심이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은 총 6332억원이다. 현금성 자산 188억원과 예·적금 등의 만기 1년 이하의 단기금융상품도 4828억원, 단기매매 채무상품 등의 기타금융자산도 1316억원 보유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유동성은 5817억원 수준이었지만 1분기말 6185억원, 2분기말 6332억원으로 현금 곳간은 불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매년 1000억원 상당의 현금도 별도기준으로 유입되는 등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농심의 2023년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1406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790억원, 2021년 854억원, 2022년 858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도 FCF로 614억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이번 수출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이 기존의 부산공장과 합쳐 연간 10억개로 현재보다 2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늘어나는 수출 물량을 기존 수출제품 생산을 전담했던 부산공장 라인을 증설하며 대응해 왔다. 다만 생산능력 한계에 다다랐고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에 다다랐다.

실제로 2024년 상반기 농심의 수출액은 1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했다. 연간으로 보더라도 2022년 2312억원, 2023년 271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판매 법인이 부재한 유럽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수출 능력 확대에 더해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갖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순현금과 교환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현금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사업 활동을 통한 이익창출로 필요한 자금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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