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수 그룹(대기업집단)은 골프장을 갖고 있다. 골프장은 오너와 임원을 위한 레저시설을 넘어 산업과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대부분 그룹은 골프장 유형자산과 지분을 담보로 현금여력을 늘리거나 배당수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THE CFO가 각 그룹의 골프장 재무 현황을 분석하고 활용법을 살펴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골프장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자본잠식 위기에 놓여있던 한솔개발의 경영권을 2019년 580억원을 들여 가져왔다. 하지만 한솔개발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한솔홀딩스는 2대 주주로서 동반매각참여권(태그얼롱)과 주요 경영상 판단에 대한 사전 동의권을 가져온 동시에 기타비상무이사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자본잠식 위기' 한솔개발 경영권 확보…골프장 사업 진출
HDC리조트는 HDC그룹의 리조트·골프장 사업 계열사다. 리조트로는 강원 정선군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와 강원 고성군 아이파크콘도를 모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으로는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CC(36홀)와 오크힐스CC(18홀),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으로는 성문안CC(18홀)과 월송리CC(18홀)를 운영하고 있다.
애초 HDC리조트는 한솔그룹 지주사인 한솔홀딩스의 자회사(지분율 91.43%)인 한솔개발이었다. 하지만 한솔개발은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면서 자본잠식 위기에 이르렀고 자본 확충 여력이 부족했던 한솔홀딩스가 경영권을 내놨다. 한솔개발은 HDC그룹 편입 직전인 2018년 843억원의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연말 결손금이 2217억원에 이르렀다.
한솔개발 경영권 취득에 HDC현대산업개발이 나섰다. HDC현대산업개발로서는 한솔개발 인수가 호텔·레저 사업 확대를 노린 결정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완전자회사인 호텔HDC에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서울 호텔과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부산 호텔에 대한 위탁 운영을 맡기고 있었던 만큼 한솔개발 인수로 골프장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자 했다.
한솔개발은 2019년 8월 총액 70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이 이중 580억원을 책임지면서 지분 49.95%를 확보, 최대주주에 오르며 경영권을 가져왔다. 한솔홀딩스도 이중 100억원을 책임졌지만 지분율이 44.85%로 하락하면서 2대 주주가 됐다. 당시 유상증자에는 F&F홀딩스가 20억원을 책임져 지분 1.72%를 확보하기도 했다.
한솔개발은 HDC그룹에 편입되면서 사명을 HDC리조트로 변경했다. HDC리조트는 오는 10월 HDC그룹 계열사 HDC랩스로부터 조경사업부문을 19억원에 양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솔홀딩스, 태그얼롱 획득·이사회 참여…경영 참여 인정
HDC현대산업개발은 HDC리조트 2대 주주이자 기존 최대주주인 한솔홀딩스와 주주간계약을 체결했다. 한솔홀딩스는 동반매각참여권(태그얼롱)을, HDC현대산업개발은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을 각각 가져갔으며 한솔홀딩스의 지분 처분시 HDC현대산업개발의 우선매수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외에 HDC리조트의 신주 발행, 배당금 지급, 해산, 청산, 합병 등 사항에 대해 한솔홀딩스의 사전 동의를 얻도록 했다. 경영권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가지지만 한솔홀딩스의 경영 참여를 인정한 결과다.
한솔홀딩스의 경영 참여는 HDC리조트 이사 구성에서도 알 수 있다. 이번달 18일 기준 HDC리조트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기타비상무이사 3명으로 구성돼있다. 사내이사는 조영환 HDC리조트 대표이사, 한재선 HDC리조트 사업개발실장, 공광열 경영관리실장으로 모두 HDC리조트 측 인물이다.
하지만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는 각 주주사가 나눠갖고 있다. 박희윤 HDC현대산업개발 개발본부장, 전훈 한솔홀딩스 재무담당, 마정만 F&F홀딩스 재무총괄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HDC리조트는 회원권 분양에 따른 보증금을 예수보증금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수관계자로부터의 예수보증금은 2022년말 45억원에서 지난해말 9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말의 경우 HDC현대산업개발 14억5000만원, HDC랩스 12억원, HDC현대EP 12억원 등 HDC그룹 계열사로부터의 예수보증금도 있지만 한솔홀딩스 7억5000만원, 한솔제지 11억5000만원, 한솔케미칼 9억5000만원 등 한솔그룹 계열사로부터의 예수보증금도 존재했다. 특히 한솔제지, 한솔케미칼, 한솔로지스틱스(5억원) 등 한솔그룹 계열사로부터의 예수보증금은 지난해 추가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