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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3년만에 '주가 회귀'…목표주가 엇갈린 배경은

주가 반 년 만에 20만5000원 → 11만1800원… 수익성 회복이 '관건'

박완준 기자  2024-07-31 16:24:5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져 투자 매력이 없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20주년을 맞이해 코스피 이전 상장에 성공한 엘앤에프의 주가가 3년 전으로 회귀하자 시장에서 나온 평가입니다. 특히 엘앤에프는 2021년 대비 순자산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등 뚜렷한 외형 성장에도 주가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저평가 상태에 놓였습니다.

엘앤에프 주가는 이날 장중 11만1800원까지 떨어지며 2021년 8월 말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2022~2023년 미래 성장기업으로 평가받으며 연일 신고가를 갱신한 모습과 반대된 모습입니다. 특히 지난해 1월 이차전지 주도주로 지목되며 18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3개월 만에 34만9500원까지 상승한 바 있습니다.

엘앤에프의 주가는 올해 유독 더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종가 20만5000원에서 7개월 만에 약 46% 하락해 이달 25일 52주 최저가(10만9200원)도 갈아치웠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기간이 길어지며 적자로 전환한 탓입니다.

기관계와 국내 개인 투자자가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기관계는 이달 초부터 9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 약 45만주를 시장에 팔았습니다. 규모는 약 540억원입니다. 개인도 최근 10거래일 중 7거래일 순매도에 나섰습니다. 엘앤에프의 주가는 이 기간 투자 심리선이라 불리는 5~20일선 밑으로 하회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지속된 하락에 엘앤에프 주가 밸류는 열위에 놓였습니다. 올 1분기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82배를 기록했습니다. PBR이 4배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5년의 기간 가운데 처음입니다.

◇Industry & Event

엘앤에프의 올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1조3682억원) 대비 50.7% 감소한 6742억원으로 전망됩니다. 영업이익은 647억원의 적자가 예상됩니다.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셈입니다.

엘앤에프는 2020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2022년까지 이익 규모를 키우다 지난해 22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수익성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올해 영업이익률이 -8.8%까지 떨어져 전년 동기(0.2%) 대비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영업활동을 통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엘앤에프의 높은 테슬라 의존도가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습니다. 테슬라의 출하량이 둔화되고, 저가 LFP 배터리 채택 등으로 수요가 줄면서 엘앤에프의 재고가 쌓여 수익성이 하락했습니다. 실제 엘앤에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에 달했습니다.

양극재 수출이 꾸준히 감소한 부분도 주효했습니다. 관세청 수출입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잠정 수출액은 3억8298만달러, 1억807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39% 감소했습니다.

엘앤에프는 매출 다각화를 통한 실적 개선을 목표하며 신규 고객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신규 고객사와 대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으면서입니다. 엘앤에프는 올 3월 SK온과 13조1910억원, 4월 유럽 고객사와 9조2383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서 바라본 엘앤에프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글로벌 배터리 셀 업체들과 양극재 공급계약을 늘려 고객사 다변화를 통한 중장기 실적 성장의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의견과 LFP 배터리 수요 확대로 NCM 배터리 고객이 줄어들며 양극재 탑재율이 축소될 수 있다는 평가가 대립한 모습입니다.

엘앤에프가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목표주가를 다시 살펴본 증권사는 네 곳입니다.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23만원으로 상향한 하이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엘앤에프가 고객 다변화에 성공한 부분이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합작법인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을 설립해 2026년부터 전구체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양극재 업종 내 저평가 매력이 가장 높아, 상승 여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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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했습니다. 목표주가를 가장 낮게 책정한 다올투자증권은 엘앤에프가 올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으며, 높은 원가 부담으로 3분기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떨어진 출하량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목표주가 30만원을 유지했습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향 제품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 4분기 역대 최대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탄산리튬 원가 부담이 완화돼 영업이익률은 3분기 1.0%, 4분기에는 3.5%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엘앤에프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류승헌 부사장(사진)입니다. 류 CFO는 1965년생으로, 한국외대 영어과 졸업 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엘앤에프 CFO로 선임됐습니다. 그동안 내부에서 CFO를 발탁했던 엘앤에프 인사 공식을 처음으로 깬 인물입니다.

류 CFO는 신한금융지주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았습니다. 1989년 신한은행에 입사한 그는 2001년 신한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18년간 IR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020년 신한자산운용으로 둥지를 옮겨 2022년까지 관리총괄 임원과 CFO·CSO를 역임했습니다.

더벨은 엘앤에프의 주가 하락 원인과 부양 계획에 대한 대답을 듣기 위해 이날 류 CFO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직접적인 멘트는 얻을 순 없었습니다. 대신 IR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엘앤에프 IR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 배경에 대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해 소액주주의 실망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부터 쌓아둔 재고자산이 대거 소진될 것으로 보이며, 보유 자산이 줄어 PBR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반기부터 공장 가동률이 상향될 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2026년부터 수익성 부문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며 2027년까지 안정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이 기간 동안 늘어난 수익에 대해 배당 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며, 자사주 소각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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