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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만기' 대조적인 웨스팅하우스·두산에너빌리티

[원자로/레버리지·커버리지]②장기비중 80% vs 40%…부채비율 '웨스팅>두산에너빌'

박동우 기자  2024-07-26 08:03:57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국내외 굴지의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와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입 만기'에서 대조적인 양상을 드러냈다. 웨스팅하우스는 장기성차입금 비중이 전체 차입금의 80%를 웃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 차입금 가운데 상환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잔액은 40%에 그쳤다.

부채비율의 경우 웨스팅하우스가 3000%를 웃돌면서 130%대를 기록한 두산에너빌리티를 압도했다. 2017년 당시 파산 신청 전후로 악화됐던 재무상태 개선이 여전히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여유자금을 놓고 보면 절대적 금액, 단기성차입금 대비 비율 모두 두산에너빌리티가 단연 앞섰다.

◇두산에너빌리티, 단기성차입 비중 3년새 '85→60%' 끌어내려

올 3월 말 별도기준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총차입금은 3조2970억원이다. 2021년 말 4조9074억원과 견줘보면 3년새 32.8%(1조6104억원) 줄었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성차입 잔액이 1조9755억원으로 전체의 59.9%를 차지한다. 나머지 1조3215억원은 상환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장기성차입이다.

차입금을 관리하면서 만기 도래 시점이 단기간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제어하는 건 재무정책의 핵심이다. 자칫 상환·차환에 매몰되면 투자나 기술 개발 등을 겨냥한 자금 집행 여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채권단 관리 체제가 이어지던 2021년 말 단기성차입 비중이 85.7%(4조2050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1분기 말 기준 단기성차입 1조9755억원의 내역을 살피면 산업은행 등에서 끌어다 쓴 원화차입금 9783억원, 우리은행 등에서 외화로 대출한 금액 2597억원이 존재한다. 이율 범위는 최저 1.23%에서 최고 6.92%로 나타났다. 유동성장기부채 7037억원과 유동 리스부채 339억원도 집계됐다.

장기성차입 1조3215억원 가운데 40%에 가까운 4982억원이 회사채로 분류된다. 공모채 6640억원, 사모채 570억원 등 발행한 사채 잔액 7210억원 가운데 69.1% 규모다. 이자율은 2.54%에서 6.5%의 분포를 보였다. 작년 7월 산업은행 보증에 힘입어 3년 만기 유로본드를 발행해 3억달러(4040억원) 확보에 성공한 대목이 돋보인다. 당시 두산에너빌리티는 상환에 어려워질 경우에 대비해 보유한 두산밥캣 주식 1100만주를 담보로 설정했다.

◇웨스팅하우스, 올해 35억달러 만기 '2031년' 연장

단기성차입이 상대적으로 많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달리 웨스팅하우스는 장기성차입 중심의 조달에 주력했다. 올 3월 말 연결기준 차입잔액이 48억3200만달러(6조6691억원)로 나타났는데 장기성차입금이 40억달러(5조5208억원)로 전체의 82.8%를 차지한다.


2025년 8월까지 갚아야 할 선순위 대출 원금이 35억달러(4조8310억원) 존재했으나 올 1월에 차환하면서 만기를 2031년 1월까지 연장하는데 성공했다. 담보부 초단기 금리(SOFR)에 2.75%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책정했다. 이외에도 2029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대출 5억달러(6901억원)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수출이 활발한 만큼 무역금융을 이용한 내역도 두드러진다. 올 3월 말 웨스팅하우스가 보유한 신용장(L/C)은 5억7000만달러(7876억원)로 2023년 말 4억7400만달러(6550억원)와 견줘 9600만달러(1326억원) 많아졌다. 보증채권(surety bond) 규모는 2억6200만달러(3620억원)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정부 법규에 따라 입찰자가 발주자에게 시공 이행을 확약하고 총 계약금액의 1.5~2%를 보증료로 부담하면서 부채로 인식된다.


다만 웨스팅하우스는 2017년 파산 신청과 맞물려 극도로 악화됐던 재무상태를 개선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총부채가 60억5000만달러(8조3562억원)인 반면 자기자본은 1억8300만달러(2527억원)에 불과한 대목이 방증한다. 부채비율이 3306%로 132.2%를 기록한 두산에너빌리티와 견줘보면 3173.8%포인트 높다. 1분기 말 두산에너빌리티의 별도기준 부채총계는 7조9131억원, 총자본은 5조9843억원을 기록했다.

보유한 여유자금 규모도 두산에너빌리티가 우위를 형성했다.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등을 합산한 금액이 7406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 대비 37.5%를 기록했다. 웨스팅하우스의 가용 유동성은 2억5100만달러(3466억원)로 나타났다. 만기가 1년 이내인 차입잔액 8억3200만달러(1조1490억원)의 30.2%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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