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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밸류업 점검

글로벌 순이익 '25%' 목표, 주가 반전 열쇠 될까

⑤균형 잡힌 해외법인 포트폴리오, 성장 잠재력 충분…유증으로 본사 지원 강화

최필우 기자  2024-07-25 14:10:13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우리금융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우리금융이 주가 펀더멘털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순이익 비중 확대가 꼽힌다. 비은행이 약한 우리금융은 은행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가계대출 포화와 기업금융 과당 경쟁으로 한계가 있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절실하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순이익의 4분의 1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구조를 만들면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원 다변화로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에 받는 영향을 줄일 수 있고 성장 잠재력도 키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아직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해외 순이익 비중을 끌어 올리는 게 선결 과제다.

◇해외법인 순이익 비중 '9%'…주가 영향 미미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11개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출범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은 해외 사업 기반이 전혀 없고 보험사 인수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비은행 계열사는 글로벌 비즈니스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해외법인을 통한 순이익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2017년 782억원이었던 해외법인 순이익은 2018년 1051억원, 2019년 1206억원으로 늘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1074억원으로 감소했으나 2021년 1746억원, 2022년 2883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2279억원으로 다시 줄긴 했으나 글로벌 비즈니스 체급 격상을 이뤄냈다는 평이다.

비중을 놓고 보면 해외법인 순이익은 아직 우리금융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해외법인 순이익이 우리은행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1%다. 우리금융 순이익 대부분이 우리은행을 통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해외법인 비중이 그룹 순이익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법인이 아닌 지점을 통해 올리는 순이익을 합산한다 해도 10%대에 머물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2030년까지 글로벌 순이익 비중을 25%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전년도와 전체 순이익 규모가 비슷하다고 가정해도 해외법인 순이익 규모를 3배 가까이 늘려야 달성할 수 있는 비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기준 40%를 개인금융 부문에서 올렸다. 글로벌 부문 비중을 25%까지 늘리면 개인금융에 준하는 수익원을 만드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유증 집중 '동남아 3대 법인'에 달린 성과

우리은행은 해외법인에 대한 실적 기대치를 높여 잡는 동시에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3대 법인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법인에 5억달러(약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동남아 3대 법인은 우리은행 글로벌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익 창출력이 높은 법인에 투자를 집중해 자본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동남아 3대 법인 성과에 우리은행 글로벌 비즈니스 성패가 달려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이 균형잡인 해외법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만큼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큰 성장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603억원을 기록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베트남우리은행은 597억원으로 신한베트남은행(2328억원)에 이은 2위다.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균형잡힌 성과를 내는 국내 시중은행은 우리은행 정도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의 진출이 뜸한 지역에서도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인도 지역본부다 핵심 전진기지다. 인도에서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는 곳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정도다. 또 방글라데시에는 국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지역본부를 두고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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