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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밸류업 점검

지배구조·사법 리스크로 주가 흔들림 없다

⑨금융 당국 갈등에도 주가 급등 경험…안정적 승계 장치 마련, 주가 불확실성 차단

최필우 기자  2024-07-24 14:14:59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하나금융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리스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없는 상장사로 평가된다. 은행지주는 대표적인 규제 산업에 속하지만 지배구조를 놓고 금융 당국과 갈등이 비화할 때도 하나금융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CEO 사법 리스크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 당국의 징계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으나 판결에 따른 주가 변동은 감지되지 않았다. 과거에 비해 안정적인 승계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어 사법 리스크에 따른 시장의 주가 불확실성 우려가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 갈등 비화 2017년, 주가 '45%' 상승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극대화됐던 시기는 2017년이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은 두 번째 임기의 마지막해를 보내고 있었다. 김 전 회장은 3연임에 도전할 의지를 내비쳤으나 금융 당국은 특정 인물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은행지주 CEO 승계 절차를 문제 삼았다.


금융 당국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CEO의 거취를 장담할 수 없었음에도 하나금융 주가는 거침이 없었다. 2017년에만 주가 상승률 44.5%를 기록했다. 당시 국내 증시가 대세 상승장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자산주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하나금융 주가도 대폭 오른 것이다. 지배구조 리스크보다는 시장 움직임에 반응한 셈이다.

마찬가지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도 CEO 승계 건과 무관하게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올 상반기에만 40%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CEO 연임 또는 교체 가능성이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금융 당국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것도 지배구조 이슈에 따른 주가 불확실성 우려를 일축하는 요인이다. 김 전 회장 3연임 당시 하나금융은 후보를 단독 추천해 당국의 반발을 초래했다. 이후 금융권 승계 프로그램이 체계화되고 최근엔 금융감독원 주도로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도입되고 있어 갈등이 재현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


◇개별 재판, 주가에 별다른 영향 없어

금융권에 비일비재한 CEO 사법 리스크도 하나금융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함 회장은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취업이 제한되는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았다. 이를 취소해달라는 1심 소송에서 패소한 직후 집행정지 신청을 한 끝에 2022년 3월 25일 취임했다. 함 회장 취임 후 지난 25일까지 하나금융 주가는 28% 상승했다.

단기적인 주가 흐름을 봐도 개별 판결이 주가에 호재나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2022년 3월 11일 함 회장은 채용업무 방해 혐의로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무죄 판결에도 2022년 주가는 하락세였다. 2023년 11월 23일 2심에서는 유죄 판결로 뒤집혔으나 오히려 주가는 해를 넘어가며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CEO 사법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정적인 승계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 외에도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이승열 하나은행장을 지주 사내이사로 등재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 인한 예기치 못한 리더십 부재까지 대비하는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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