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해광업공단(KOMIR)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OMIR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이 합쳐져 2021년 다시 태어난 곳으로, 통합 이전만 하더라도 광해관리공단은 사실상 무차입 상태를 이어가던 곳이다. 2021년 두 회사의 통합으로 광물자원공사의 파산은 막았지만, 또 다른 부실기업이 만들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광해관리공단 통합 전 '무차입' KOMIR는 1967년 국내외 광물자원 개발과 광물자원산업 육성·지원을 통해 광물자원의 안정적 수급을 목표로 설립된 한국광물자원공사와 광산피해 복구와 지역사회 개발 등을 목적으로 2006년 설립된 한국광해관리공단이 통합된 곳이다. 2021년 9월 출범해, 기술개발부터 자원탐사, 개발·생산과 광해복구까지 광업 전 주기에 이르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 두 회사의 통합 전 광해관리공단은 사실상 무차입 기조를 유지해온 곳이다. 소액의 리스부채가 차입의 전부였다. 반면 광물자원공사는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직접투자로 대규모 자금 소요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2016년부터 자본잠식을 나타냈다.
당시 통합 목적이 사실상 광물자원공사의 파산 막기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광해관리공단이 안정적인 만큼, 파산 직전의 광물자원공사를 살릴 수 있다고 본 셈이다.
통합 직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이는 명확히 나타난다. 2020년 말 광물자원공사의 자산 규모는 3조207억원, 부채는 6조753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2021년 9월 9일 청산일 기준 순차입금은 6조4193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2051억원) 대비 3.45% 증가했다. 반면 광해관리공단의 총차입금은 5억원에 그쳤으며, 220억원의 순현금 상태를 나타냈다.
◇통합 후에도 '자본잠식' 이어져 그러나 정부 출자에도 불구하고 광물자원공사의 대규모 차입금 승계로 KOMIR는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KOMIR의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조5422억원이다.
특히 광물자원공사 부실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해외자원개발 직접투자 기능을 실질적으로 폐지에도 영업손실이 매해 커지고 있다. 통합 후 KOMIR의 영업손실은 2021년 374억원, 2022년 876억원, 2023년 1042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는 니켈 가격 하락과 꼬브레파나마 광업권 계약 관련 이슈 등으로 지분법손실(442억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저조한 영업실적과 높은 이자비용 부담 등으로 순차입금 규모도 2021년 6조4708억원, 2022년 6조7069억원, 2023년 7조678억원으로 매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매출액과 순이익률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 매출액 100에 순이익률이 몇 %나 되는지 나타내는 비율을 말한다. KOMIR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2022년 -1.62%에서 지난해 -27.95%로 26.33%포인트(p)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