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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밸류업 점검

고속 성장에도 '두자리수 ROE' 유지 저력

⑥철저한 수익성 관리 바탕 순이익 성장…비은행 이익창출력 강화 과제

최필우 기자  2024-07-18 14:04:33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하나금융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은행지주는 이익 창출력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관리한다. 글로벌 일류 은행의 경우 10% 중반대 ROE를 기록하는 곳도 있으나 영업 권역이 상대적으로 좁은 국내 은행지주는 두자리수를 목표로 삼고 있다. ROE를 10%선에서 관리해야 효율적 자기자본 활용을 입증하고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나금융은 10년새 ROE를 가파르게 끌어 올려 두자리수에 안착했다. 하나은행이 순이익 증대를 통한 ROE 개선 주역이다. 최근 수년간 여신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며 가파르게 성장했음에도 철저한 수익성 관리가 이뤄졌다는 평이다. 비은행 계열사 이익 창출력을 강화하면 추가적인 밸류업을 기대할 수 있다.

◇'순이익 증가·자사주 매입' 균형 잡힌 ROE 관리

하나금융 ROE는 지난 1분기 기준 10.44%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8.95%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연간 ROE 10%를 밑돌았으나 분기 기준으로 두자리수를 회복했다.


하나금융 ROE는 2021년 10.89%에서 2022년 10.28%, 2023년 8.95%로 하락했다. 함영주 회장 체제에서 2년 연속 연간 ROE가 하락한 것이다. 함 회장 취임 1년차인 2022년 그룹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이익잉여금이 예년보다 늘었고 자본총계 증가로 이듬해 ROE 하락 압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철저한 수익성 관리를 바탕으로 10% 안팎의 ROE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22~2023년 기업금융 영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타행과 과당 경쟁이 불가피했다. 저마진 영업으로 여신을 늘리면 수익성 악화 우려가 있으나 은행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을 창출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영업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여신 영업 드라이브를 이어가면서 수익성을 관리하는 건 녹록지 않다. 최근 수년간 새로 유치한 고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하는 시점이다.

하나금융이 자사주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ROE 관리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오랜 기간 이어왔으나 매년 자사주 매입·소각을 늘려가는 추세다. 올해는 전년도의 2배 규모인 3000억원의 매입·소각에 나선다. 자사주 매입은 현금성자산이 빠져나가는 만큼 자본총계를 감소시키고, 매입한 자사주는 자본차감 항복으로 분류돼 결과적으로 자본총계 축소를 통한 ROE 증가 효과가 있다.


◇하나증권 '턴어라운드' 하나카드·생명 '체급 격상' 기대

비은행 이익창출력을 강화하는 것도 ROE 상승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이다.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1~2위를 다투는 순이익을 수년째 기록하고 있으나 다른 계열사는 아직 이익창출력 개선 잠재력이 남아 있다. 하나증권은 6.28%, 하나카드는 9.22%, 하나생명은 3.96%의 ROE를 지난 1분기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지난 1분기 순이익 899억원으로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온 영향으로 적자를 이어왔으나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하나금융 부회장)는 IB 조직 재건, 하나은행과의 콜라보 영업으로 이익창출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1분기 순이익 5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165% 성장했다.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를 필두로 영업력 강화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외환서비스 트레블로그 체크카드를 흥행시키며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나생명 실적 개선은 과제로 남아 있다.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보험업의 순이익 기여도가 낮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체급 격상이 필요하지만 시너지를 낼 적합한 매물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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