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수 케이프투자증권 전무(CFO·
사진)는 최고재무책임자의 핵심 업무를 자금조달로 꼽았다. CFO는 회사의 현금 곳간이 큰 부침 없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항상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극히 적은 케이프투자증권마저도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 어느 정도 유동성 압박을 느꼈다. 다만 그간 보수적 운영 덕분에 큰 위기 없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현재는 모든 상황이 해소된 상태다.
김 전무는 최근 THE CFO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님들이 곳간에 쌀이 점점 줄어들면 한숨을 쉬듯이 CFO들도 자금 잔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다가오면 점점 위기감을 느낀다”며 “재무 담당자들은 회사 자금조달이 수월하게 이뤄지도록 물밑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재무실은 핏줄을 통해 회사 곳곳에 적정량의 혈액을 보내는 심장의 역할을 한다. 영업단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회사의 잔고를 계획치만큼 확보해 이를 분배한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재무실도 이를 가장 중점적인 업무로 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주 자금조달 수단은 CP와 전단채 발행이다. 단기로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율에 자금을 조달하면서 회사 잔고를 맞추고 있다.
그간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김 전무도 최근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가 쏘아올린 비우호적 대외여건으로 인해 부동산 PF 리스크가 낮은 케이프투자증권조차 차환(채권 재발행)이 잘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것.
케이프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250억원가량(2023년 상반기 기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로 전체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케이프투자증권도 영향을 받았다. 다행히 그 정도는 크지 않았고 현재는 잔액이 정상적으로 올라온 상태다.
김 전무는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사실상 큰 어려움이라 할 건 없었지만 항상 쭉 유지하던 잔고가 줄어드니 압박이 올 수 밖에 없었다”며 “케이프투자증권 기조가 보수적 운영을 기본으로 하다보니 이런 부분이 감안이 돼 힘든 시기에 차환도, 신규발행도 잘 된 편”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회사 손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손익 상황이 좋으면 신규발행이나 차환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2022년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PF와 PI 부문 수익성이 감소해 실적이 움츠러들었다가 작년 정상화됐다. 2023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166억원으로 전년 46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오랜 시간 채권 운용과 비상장 기업 투자에 공을 들인 게 지난해 성과로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김 전무는 올해의 경우 작년보다 더 상황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2024년은 작년보다 손익지표가 더 좋을 것”이라며 “채권 운용 쪽과 솔루션 본부, PE 본부 등에서 진행한 기존 투자가 결실을 맺어 거두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