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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총분석

삼천당제약, '아일리아'로 몸값 3조…관건은 '특허장벽'

1년 새 주가 두 배 이상 상승, 시밀러·비만약 개발 전략 제시

정새임 기자  2024-06-17 16:09:28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삼천당제약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와 비만 치료 신약 기대감으로 1년 만에 몸값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1조원대 초반이었던 시가총액은 올해 시밀러 글로벌 진출이 가시화하며 3조원을 넘나들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올해 시밀러 미국·프랑스 파트너 계약과 경구용 GLP-1 유사체 임상 신청 등 다양한 모멘텀을 제시하며 장밋빛 전망을 그린다. 아일리아와 시밀러 간 특허 소송 이슈가 향후 주가 흐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특허 회피한 아일리아 시밀러·경구용 비만 치료제로 시총 3조원 육박

14일 기준 삼천당제약은 주가 12만3000원, 시총 2조885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2거래일 연속 하락하긴 했지만 몸값이 3조원에 육박하는 모습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3만원대의 주가로 시총이 1조원을 하회했던 곳이다.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올해 3월 10만원이 넘는 기염을 토했다. 작년 1조원 초반대였던 시총은 1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지난해부터 기대감을 높였던 아일리아 시밀러 'SCD411'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적으로 가시화 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천당제약은 3월 자체 개발한 황반번성 치료제 아일리아 시밀러를 유럽 파트너사가 독점으로 판매할 수 있는 공급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구속력이 있는 가계약 형태의 '텀싯(Term sheet)' 상태가 1년 넘게 이어지다 본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시밀러 강자 틈에서도 삼천당제약이 특히 주목을 받은 건 제형 특허에 있었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의 까다로운 특허 장벽을 회피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제형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아일리아의 프리필드시린지(PFS) 제형 관련 특허는 시밀러의 조기 미국 시장 진입을 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여겨진다. 독자적인 제형기술을 장착한 SCD411이 시밀러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빅파마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로 주목받은 GLP-1 유사체 기반 당뇨병·비만 치료제도 삼천당제약 몸값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본래 삼천당제약은 안과영역에서 강점을 발휘하던 곳으로 당뇨병·비만 영역이 메인은 아니다. 그럼에도 삼천당제약이 이 분야를 점찍은 건 자체 개발한 S-Pass라는 플랫폼이 있기 때문이다.

S-Pass는 주사제형을 경구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이다. 삼천당제약은 S-Pass를 GLP-1에 적용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노디스크가 내놓은 최초의 경구용 GLP-1이다. 아일리아 시밀러처럼 자체 개발 제형기술을 통해 특허 회피를 노린다.

삼천당제약에 따르면 임상 진입 전 미국 소재 제약사와 공동개발 텀싯을 체결했으며 일본, 중동 등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텀싯이 본계약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순 없으며 본계약 체결 시점도 예측하기 어렵다.

◇2분기 미국 계약 등 모멘텀 제시…특허소송도 자신

삼천당제약은 올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이 여럿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최근 2년여 만에 기업설명회(NDR)을 여는 등 주주 소통에 적극 나서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NDR에서 아일리아 시밀러 개발 현황을 설명하며 올해 2분기 미국 파트너사와의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시밀러 유통 계약이 성사되면 3분기 허가 신청 등을 통해 2025년께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산이다.


현재까지 계약이 체결된 유럽 14개국, 캐나다, 일본 판매에 따른 예상 매출액으로는 2025년 931억원, 2028년 2479억원을 제시했다. 2028년 매출에 따른 영업이익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올해 2분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와 경구용 인슐린 임상에도 나설 예정이다. 본격적인 임상 단계에 진입하는 것으로 긍정적 시그널로 읽힌다.

향후 주가흐름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이슈는 아일리아 오리지널사와 시밀러 개발사 간 특허 소송이 꼽힌다. 이 문제에서도 삼천당제약은 자사 시밀러 출시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 법원은 오리지널사 리제레논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일리아 시밀러 '오퓨비즈' 출시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예비금지명령(PI) 신청을 인용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오퓨비즈 출시를 미루거나 오퓨비즈 판매에 따른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리제레논과 합의를 봐야 한다.

삼천당제약은 자체 개발한 제형특허로 추후 같은 소송이 제기돼도 삼성바이오에피스와는 다른 판단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현재 제형특허 미국 등록이 완료된 상태"라며 "리제레논의 소송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내부에서는 특허를 회피했다고 보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일리아 시밀러 미국 파트너사 계약은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계약 체결 후 순차적으로 허가신청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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