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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총분석

'핫이슈' 비만 탑재 디앤디파마텍, 몸값 4000억 데뷔전

'따상'은 없었지만 공모가 대비 24% 상승…성장 키워드 '경구용 GLP-1'

차지현 기자  2024-05-08 16:02:52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GLP-1 계열 신약개발 바이오기업 디앤디파마텍이 삼수 끝에 코스닥 입성의 꿈을 이뤘다. 상장 첫날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로 시장에 안착했다. 파이프라인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새로운 파트너사를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한 점이 호응을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가총액은 4000억원대. 당초 회사가 제시했던 밸류에이션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한때 기업가치가 1조원 수준까지 거론됐던 점을 고려하면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지속해서 몸값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밴드상단' 초과 공모가 책정…상장 이후 주가 양호

8일 디앤디파마텍 주가는 4만800원에 출발했다. 이는 공모가 대비 약 24% 높다. 이후 주가는 소폭 하락해 오후 4시 기준 3만8650원을 기록 중이다. 시총은 4031억원으로 코스닥 순위 202위에 올랐다.

앞서 2일 세 번의 도전 끝에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12~1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84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2181개 참여 기관 가운데 대부분이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을 제시하면서 최종 공모가를 3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흥행을 거뒀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154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주문 금액의 절반을 미리 내는 청약증거금으로만 약 7조원을 모았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64%가량 오른 5만39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오버행 이슈 등을 극복하고 상장 후 무난하게 첫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프라인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새로운 파트너사를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2020년과 2021년 두 번 연속 상장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재정비를 마쳤다. 파이프라인 무게중심을 파킨슨병 치료제에서 비만 치료제로 옮겼고 글로벌 투자사가 세운 미국 바이오텍을 멧세라를 우군으로 맞이했다.

이에 더해 시장친화적 공모구조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풋백옵션 3개월을 제시했다. 풋백옵션은 일반투자자가 공모주 청약으로 배정받은 주식이 상장 후 일정 기간 공모가의 90% 이하로 하락하면 상장주관사에 이를 되팔 수 있는 권리다.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기업은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님에도 자발적으로 풋백옵션을 내걸었다.

◇'R&D' 중심 자금 투입 예고, 기업가치 제고 핵심 '비만'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확정한 데 이어 상장 이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당초 디앤디파마텍이 제시했던 밸류에이션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하지만 한때 기업가치가 1조원 수준까지 거론됐던 점을 고려하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상장 전 마지막 펀딩인 2021년 시리즈C 라운드 당시 인정받은 프리밸류는 6000억원대였다.

상장 이후 지속해서 몸값 반등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무기는 비만치료제다. GLP-1 계열 경구형 펩타이드 비만 치료제 'DD02S'는 회사 내부적으로 큰 기대를 건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멧세라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133억원가량 임상 비용을 지급하는 게 후속 계약까지 맺으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멧세라는 비만치료제의 신속한 개발과 상용화를 목표로 제약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 미국 아치 벤처 파트너스와 화이자 전 사장이 설립한 벤처캐피탈(VC)가 공동으로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구글이 설립한 GV(전 구글벤처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 투자청, 소프트뱅크 등을 주요 주주로 뒀다.

비만·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DD01' 역시 주목할 만하다. DD01은 임상 1상 톱라인 결과에서 안전성 및 탐색적 유효성을 확인하면서 메인으로 올라선 파이프라인이다. 자체적으로 임상 2상을 끌고가면서 물질 가치를 끌어올린 뒤 기술수출 등을 타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공모 자금 363억원 대부분을 해당 임상에 투입한다.

디앤디파마텍 측은 "바이오기업은 임상 결과로 가치를 증명해나가야 하는 만큼 IPO 이후 R&D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면서 "DD01은 예상보다 빠르게 임상에 진입할 수 있을 걸로 보이고 DD02S도 멧세라와 협업해 빠른 성과를 내도록 노력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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