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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시설투자에 차입 늘린 한강식품, 이익 회복 과제

하림지주 1050억 출자에도 차입금의존도 49%…영업익 흑자전환 고무적

이민호 기자  2024-06-03 07:50:23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한강식품은 최근 수년간 도계 설비 증설 등 시설투자에 집중했다. 모회사인 하림지주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출자가 있었지만 시설자금대출 목적의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했다.

시설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한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자산총계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차입금이 늘어난 만큼 향후 이익창출력을 끌어올려 재무건전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시설투자 자금 소요…하림지주 1050억 출자에도 차입금 증가

한강식품은 하림그룹의 본업인 닭고기 제품 제조사다. 2008년 또다른 닭고기 제조 계열사 ㈜하림이 수도권(경기 화성) 생산기지 확보를 위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으며 2011년 하림지주가 ㈜하림에서 인적분할한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하림지주 자회사(지분율 97.64%)로 편입됐다.


하림지주는 최근 수년간 한강식품에 유상증자로 자금을 투입해왔다. 하림홀딩스로부터 2016년 150억원을 출자받은 이후 한동안 잠잠했지만 하림지주로부터 2020년 350억원, 2021년 500억원, 2022년 200억원을 잇따라 출자받았다. 이 기간 합산 출자액은 1050억원이다.

한강식품에 대한 하림지주의 잇단 출자는 시설투자 목적이 크다. 한강식품이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공장과 부대시설을 증축하고 도계 자동화 라인 등 기계설비를 도입하는 데 합계 1785억원을 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한강식품의 자본적지출(CAPEX)은 2020년 616억원, 2021년 733억원이었으며 이후 2022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98억원과 145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자본적지출 소요가 지속되면서 차입금이 증가했다. 한강식품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2022년말 1099억원, 지난해말 1472억원으로 예년에 비해 늘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총차입금에서의 비중은 장기차입금(유동·비유동 합산)이 70.0%(1030억원)로 가장 높고 단기차입금이 29.2%(431억원), 리스부채가 0.8%(12억원)였다.

장기차입금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도 시설자금대출이었다. 장기차입금 중 산업은행으로부터의 시설자금대출이 750억원이었다. 금리는 4.79~5.12%로 책정됐다. 이외에는 농협은행으로부터의 운전자금대출과 정책자금대출, 신한은행으로부터의 운영자금대출 등이 포함됐다.


한강식품은 차입금 조달을 위해 다양한 자산을 담보로 내놨다. 지난해말 담보로 제공된 자산은 1905억원(장부금액 기준) 규모 토지, 건물, 구축물,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 162억원 규모 장기금융상품, 6억원 규모 매출채권이다. 이들 자산의 합산 담보설정액은 1902억원으로 이에 따른 실제 채무금액은 1459억원이다.

◇영업익·당기순익 흑자전환 고무적…재무건전성 개선 과제

2019년부터 4년 연속 적자였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점은 고무적이다. 영업이익은 2021년 마이너스(-) 87억원, 2022년 -7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56억원이었다. 다만 차입금이 늘면서 이자비용도 지난해 60억원으로 예년에 비해 늘어난 상태다. 이자비용 감내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지난해 0.9배로 여전히 낮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110억원, 2022년 -229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5억원이었다. 한강식품은 최근 수년간 하림지주에 대한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기순이익 흑자는 자본총계 증가로 연결돼 재무건전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하림지주로부터의 출자가 없었음에도 당기순이익 흑자를 낸 덕분에 2022년말 1147억원이었던 자본총계가 지난해말 1159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늘어난 차입금 탓에 재무건전성 개선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총차입금이 1472억원까지 늘면서 차입금의존도는 49.0%으로 상승한 상태다. 자산총계의 절반이 차입금이라는 의미다. 지난해말 부채총계가 1844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부채비율도 159.1%로 상승해 2021년말(119.2%)이나 2022년말(130.0%)에 비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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